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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집 장남… 시험만 쳤다하면 1등/전국수석 배호필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구멍가게 큰 아들이 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최고래요.』
21일 오전 발표된 전국 수학능력시험에서 1백98점으로 전국 수석을 차지한 대구 성광고 3년 배호필군(17·대구시 북구 대현3동328).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지원하겠다는 배군은 『고생하시는 부모님과 진학지도를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배군은 오늘도 어김없이 오전 7시에 아버지 배환호씨(46·알루미늄 새시공)가 몰고 다니는 1t트럭의 옆자리에 올라타고 집에서 10분거리인 학교앞에서 내려 언덕길을 통해 학교로 들어가고 아버지는 공사장으로 출발했다.
바둑 1급에 컴퓨터가 취미인 배군은 대구 영신중학교를 1등으로 졸업하고 성광고에 진학해서도 한번도 1등을 놓쳐 본적이 없는 IQ1백44의 수재.
과외공부라고는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기전 2개월동안 영어와 수학을 배웠다는 배군은 학교공부를 중심으로 문제풀이에 역점을 두고 공부해 올들어 네번치른 수학능력 모의고사에서도 모두 수석을 차지할만큼 실력이 뛰어나 담임 장병일교사(46)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에도 수석을 점쳐왔다는 것.
배군은 지난해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도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으며,외국어대와 교육부가 실시한 영어 전국 경시대회에서도 금상을 받는 등 다재다능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배군의 하루생활은 오전 6시30분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7시에 등교,자율학습과 학교수업을 받고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자율학습을 한뒤 밤 12시까지 학교도서실에 남아 공부를 하는 것이다. 아버지 배씨는 경북 성주에서 너무나 가난해 80년 대구로 이사온뒤 셋방을 전전하며 막노동으로 86년 현재살고 있는 24평의 방3개인 한옥을 구입,1개는 사글세를 주고 배씨 부부가 방1개,배군 등 형제 2명이 나머지 방을 사용하고 있다.
아버지 혼자서 벌이가 시원치않아 배군의 어머니 박종선씨(41)도 집앞골목길에 3평크기의 구멍가게를 내 형제 2명의 학비를 보태고 있다.<대구=김선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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