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철도청 96년 公社화 준비 최훈 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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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崔 燻철도청장(57)은「청장」보다「사장」으로 불러주기를 원한다. 그것도 점잖게 책상에서 결재나 하고 외국손님이나 맞는 무역업체 보다는 안전모를 쓰고 현장을 누비는 건설회사 사장을 선호한다. 『다소 늦춰지기는 했지만 96년부터 철도청이 공사화됩니다.현재의 사고,근무태도로는 어림없어요.적어도 철저히 원가를 따지고 소비자 욕구를 맞추는 경영의 개념이 몸에 배지 않으면 공사화는 곧 도산의 길입니다.』 노량진에서 제물포까지 33.2㎞의 궤도를 첫 증기기관차가 내딛은지 1백년에서 꼭 4년이모자라는 96주년을 맞은 18일 崔청장은 『당시 기관차가 시속22㎞였는데 지금은 1백40㎞로 속도는 6배 이상 빨라졌는데 철도청 간부들의 의 식은 그만큼 변했느냐』며 간부들을 다그치기도 했다.
『그동안 철도에 대한 투자미비로 낡은 기관차,낡은 궤도가 하루에도 몇번씩 이 자리(청장)를 떼었다 붙였다합니다.다행히도 올해부터 정부가 사회간접자본 투자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투자규모를 늘려 연차적으로 시설개선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관리하는 인력이지요.지금까지도 헌신적 노력을 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이 정도면 됐지」라는 관료의식이 뿌리깊은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4월3일 교통부 수송정책실장에서 기획관리실장으로 자리를 옮긴지 22일만에 재산공개파동.구포역 사고로 철도청장의 바통을 넘겨받은 崔청장은 주사로 출발한 32년 경력의 순수 교통공무원.외모만큼이나 다혈질에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앞뒤 볼 것없이 밀고나가는 통에 가끔씩 구설수에 오르기도했다. 고속철도 시대가 개막되면 철도의 이원화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는 崔청장은 기존 철도는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출입 화물의 수송과 관광.레저및 중.단거리 여객운송을 맡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고속철도는 기술이전이 핵심입니다.철도청과 고속철도관리공단.
철도차량 제작사등 15개 기관이 참여하는 94년 상반기에 철도기술연구소를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해 철도시설 관련기술,기존철도와 고속철도와의 기술접합등을 연구해 TGV의 기술이 전을 토대로 우리 자체기술을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음식에도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崔청장은『우리도 비싼 돈들여 프랑스에서 수입했으면 남는게 있어야 할 것이 아니냐』는 말로 한국형 고속철도의 수출을 예견했다.
〈嚴柱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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