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하원 증언통한 실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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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 미사일/「노동 1호」/북경·대만까지 사정권/개량형 스커드 수출… 중동전서 위력/장거리 「2호」는 아직 설계단계수준
미국 미사일전문가 조제프 버뮤스는 북한이 1995∼98년을 목표로 사정거리 2천㎞의 노동2호 스커드미사일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그가 미 하원 외교위 국제안보 및 기구·인권소위에서 증언한 북한부문 요약.
북한의 미사일개발은 지난 79년 중반부터 시작됐다. 당시 북한은 중국에 미사일공급을 요청했으나 중국도 당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였다. 북한의 미사일개발은 국내정치 이해관계와도 맞물려 있었던 관계로 DF·61로 명명된 액체연료추진 전술탄도미사일 개발은 시작됐다.
북한은 당시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설계기술이나 인력을 갖고 있지 못해 이집트와 탄도미사일 개발협정을 체결했다. 북한­이집트협정의 중요성은 이집트가 북한에 몇기의 구 소련제 스커드 B미사일과 발사대를 제공한다는데 있었다.
○이란서 자금지원
북한이 이룩한 첫 결실은 지난 84년 스커드 A미사일 개발이었으나 이것은 구 소련제 스커드 B미사일을 복제한데 불과한 것이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이란­이라크 전쟁 기간인 지난 85년으로 이란의 자금지원으로 박차가 가해졌다. 이란은 북한에 미사일기술 상호교류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북한에 자금을 지원,빠른 시일내에 북한 스커드 B미사일을 공급받는 조건을 제시했다.
북한 스커드 B미사일은 85년에 첫 제작품이 나와 86년에는 전면제작 수준에 이르렀다. 스커드 B미사일은 구 소련제 스커드 B의 사정거리 2백80㎞보다 다소 보강된 3백80㎞였다.
북한은 지난 87년 7월 이란에 본격적으로 자체 생산한 스커드 B미사일을 공급하지 시작,88년 2월까지 약 1백기를 제공했다.
북한의 스커드 B미사일은 이란­이라크전의 88년 「도시공격전」에서 위력을 발휘했으며 당시 북한은 이란에 대해 스커드 B미사일의 조립 및 생산시설을 제공하기도 했다.
북한은 80년대 중반 이후 스커드 B 개발을 2원화,단기적으로는 구 소련 스커드 B를 약간 개량해 스커드 C 생산으로 나아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적이고 대폭적인 개량을 통해 스커드 D(노동 1호) 생산으로 발전시켰다. 사정거리 5백㎞의 스커드 C는 지난 89년 첫 제작에 들어갔으며 91년까지 생산량을 늘렸다.
북한은 91년부터 이란에 스커드 C를 공급하기 시작,현재까지 모두 1백기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또 91년 4월 시리아에 스커드 C 60기와 발사대 12대를 제공했으며 리비아도 구입의사를 밝혔다.
스커드 D인 노동 1호는 91년 첫 제작에 들어갔으며 완전 재설계로 새롭게 만들어졌다. 노동 1호의 사정거리는 1천∼1천3백㎞로 한반도 전체 뿐만 아니라 일본의 니가타·오사카,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중국의 상해·북경은 물론 더 멀리 일본 동경과 대만의 타이베이까지 공격 가능권에 두고 있다.
○95년개발 어려워
이란·리비아·시리아도 노동 1호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 사정거리 1천5백∼2천㎞의 노동2호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현재 설계단계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95년 이전의 첫 제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경우 다단계 또는 종합적인 기술이 필요하나 북한은 이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북한으로 가려했던 러시아 미사일 설계기술자들이 저지당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사건은 북한이 그같은 장거리미사일 개발기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워싱턴=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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