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막만 굴양식장 존폐위기/국내 최대… 수온저하·바다오염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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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내년 생산량 예년의 20% 밑돌듯
국내 최대 바다목장인 전남 여천군 일대 가막만에서 양식되는 굴이 수온저하와 보다오염으로 종자가 양식시설에 달라붙는 채묘가 되지않아 7백여 양식 어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굴양식은 주로 6월에 채묘한 종패를 양식시켜 11∼12월에 생산하는 「조기산 굴」과 7월하순∼8월중순사이 채묘한 종패를 9개월동안 단련(성장억제)시킨 뒤 양식,이듬해 12월부터 생산하는 「후기산 굴」로 대별된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굴양식업자들은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량이 많은 후기산 굴양식에 종사하고 있으며 조기산 굴은 전체 굴생산량의 10∼15%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내년도 양식을 위해서는 늦어도 8월말까지 굴껍질에 종자를 붙이는 채묘를 끝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온저하·바다오염 등으로 채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굴 종사자는 바다수온이 섭씨 27∼28도에 이르는 7월하순∼8월중순에 어미굴로부터 방란돼 채묘시설(굴껍데기)에 부착,종패로 성장하지만 올해는 수온이 2∼3도가량 떨어져 정상적인 방란과 종패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현재 가막만일대에서는 7백40여가구의 어민이 모두 1천2백84㏊의 굴양식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8천여t의 「알굴」을 생산해 일본·미국 등지에 수출,매년 80억∼1백억원의 소득을 올려왔다.
그러나 올해들어 이곳 양식장에 설치된 4백만개의 후기산 굴 채묘연(1연은 굴껍데기 50∼60개를 매달아 놓은 것) 가운데 현재까지 불과 80만연 가량의 채묘만 이뤄져 실제로 내년도 굴생산을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굴수하식양식수협 여수지소(지소장 신갑연·57)에 따르면 이같은 가막만 일대의 종패부족으로 내년 후기산 굴의 생산량이 예년의 2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도 종자의 착상 부진으로 인한 종패부족으로 전체 가막만 양식장 면적의 20%밖에 양식시키지 못해 10월부터 채취할 올 후기산 굴의 예상생산량도 대폭 감소할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은 가막만을 비롯,인근 고흥지역의 굴양식장(3백15㏊)과 충무를 중심으로 한 경남지방의 굴 양식장 3천9백여㏊에 이르기까지 남해안 일대가 모두 비슷한 형편이어서 양식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어민들은 이때문에 정부에서 종자를 채묘할 수 있는 인공채묘장 설치 및 정확한 원인규명을 담당하는 굴 양식관련 전문 연구기관 설립 등 장기적인 대책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양식업자 이길용씨(36·여천군 화양면 세포리)는 『예년의 경우 20㏊의 양식장에서 1백30여t을 생산해 2억원의 소득을 올렸으나 올해 수확량과 내년분 채묘량이 너무 적어 양식자체를 포기해야할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산진흥원 남해수산연구소 이종윤 증식과장(41)은 『예년에 비해 수온이 낮고 아울러 잦은 비로 해수 비중이 저하돼 굴종자의 산란 및 부화가 부진,채묘시설에 착상이 되지않고 있다』고 밝혔다.<광주=구두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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