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새벽 산자락 "울퉁불퉁" 은윤의 질주|사이클 경기 연맹-김재준 기획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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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른 새벽 삽상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산자락을 누빈다. 때로는 평탄한 포도 위를 질주하면서, 때로는 울퉁불퉁한 구릉 위를 단숨에 내달리거나 야트막한 개울물을 뛰어넘으면서 맛보는 청량감은 더할 나위 없이 짜릿하기만 하다.
산악 자전거 (MTB)에 몸을 싣고 자연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는 이미 김재준씨 (45·사이클 경기 연맹 기획이사)의 「피서의 지혜」가 돼 버린지 오래다.
『현역 은퇴 후 체중이 부쩍 불어나고 당뇨 증세까지 겹쳐 무척 고심하고 있던 차에 MTB의 한국 상륙을 계기로 욕심을 부렸지요. 처음 한동안은 꽤 망설였지만 한두 차례 인연을 맺다보니 이젠 제법 익숙해졌어요. 체중도 많이 줄고 건강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고요』. 성남고·경희대를 거치면서 한때 사이클 국가대표로 활약한 바 있는 김 이사는 MTB 예찬론자가 됐다.
국내 사이클 팬들에게조차 생소한 MTB는 말 그대로 평지만이 아닌 산악을 누비면서 사이클의 매력을 만끽하고 동시에 「놀이 문화」 정착을 겨냥한 신종 스포츠다. 80년대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창안돼 전세계로 보급, 한국에 상륙한 것은 불과 한두해 남짓. 91년 생활체육협의회 주관으로 동호인 중심의 전국 대회를 용인·용평 코스에서 한두 차례 치른 적이 있으나 대중적 인기를 얻지는 못했고 올 봄 MTB-BMX (묘기 사이클) 경기 연맹이 발족, 사이클 연맹 산하 단체로 등록되면서 비로소 전국 규모의 스포츠 단체로 빛을 보게 됐다. 현재 회원수는 3백여명. 따로 활동중인 동호인수를 합치면 족히 2천명 선에 이른다는게 MTB이사를 겸임중인 김 이사의 설명이다. <끝><글 전종구·사진 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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