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서 2세 "차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허들 전국대회 3위도>
한국축구의 대명사 차범근 현대 팀 감독의 맏딸 차하나 양(15·울산 양정중 3).
일반인에겐 아버지 차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할 때 가족사진 속의 단발머리 소녀로 친숙해져 있는 말괄량이 소녀다.
그런 하나 양이 한동안 팬들의 관심밖에 있다 최근「뜻밖에」육상선수가 되어 나타났다.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육상 허들의 촉망받는 유망주로 성장해 다시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다 하나양은 전국데뷔 무대인 올 봄 문화체육부장관기육상대회(수원) 여중부 1백m허들에서 15초34로 3위를 차지, 육상 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하나양의 러닝모습을 본 육상 인들은『어디서 저런 선수가 나타났느냐』면서 이구동성으로 칭찬했다는 것. 중학생으론 이례적으로 큰 키(1m73cm·56kg)에 힘·유연성마저 돋보여「장래 한국허들을 이끌어 갈 기대주」로 육상 인들의 찬사가 대단했다는 것.
최근 하나양의 가능성을 테스트한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김의환 운동역학실장은『빼어난 체격조건이다. 순간반응속도도 무척 빠르고 허들의 관건인 서전트 점프도 중학생으로는 상당한 49cm나 된다』며 『체계적으로 다듬으면 아시아를 제패하는 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박사는『선수생활을 늦게 시작한 게 아쉽기는 하지만 제법 러닝 폼도 잡혀 있고 골격 등 기본 틀이 좋은데다 하지 장(다리길이)이 90cm나 되는 등 조건이 허들선수로 적격』이라고 치켜세웠다.
아버지 차 감독은『딸이 체격이 좋고 운동신경도 발달한 것 같아 육상에 입문시키게 됐다』고 말하고『하나가 육상에 흥미를 붙이고 훈련도 열심이어서 아시아 최고의 선수가 되도록 뒷바라지하겠다』고 말했다.
하나 양이 육상을 택하게 된 것은 학교체육대회에서 월등한 실력을 나타내 2학년 때 체육교사가 적극 추천해 이루어졌다.
차 감독은 지난해 초 울산대 최만희 축구감독을 통해 육상 허들감독을 수소문하던 중 대표팀코치 김종인씨(공주대 교수발령)를 소개받았고 김 코치는 체육과학연구원에 의뢰해 가능성을 진단 받은 결과「대 만족」이란 결과를 통보 받았다.
현재 하나양은 울산에서 10종 경기 출신 이채홍 코치에게 지도 받고 있는데 기록단축이 자신의 커 가는 키만큼이나 빨라 상비군에 합류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신동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