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스프린터「케이슨」에 관심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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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93세계육상선수권대회(14∼23일·독일 슈투트가르트)에는 트랙·필드에서 세계 1백60여 개국 2천여 명의 건각들이 출전하는데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은 역시 남자 1백m.
우승후보로는 84,88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칼 루이스(32·미국), 영국의 자메이카 출신 용병 린포드 크리스티(33)가 꼽히고 있으나 육상계에선「컴퓨터 스프린터」란 닉네임을 갖고 있는 단신(1m70cm·70kg)의 안드레 케이슨(24·미국)에게 주목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케이슨은 지난 6월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고기록(9초86)보유자인 루이스를 제치고 비공인이지만 9초79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 충격을 안겨 줬다.
케이슨은 스프린터로는 전례 없는 단신으로 1m88cm의 루이스나 1m89cm의 크리스티는 물론 단신의 대명사였던 벤 존슨의 1m80cm 에도 크게 모자라는 초경량선수.
그러면 케이슨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케이슨은 키가 작으므로 당연히 보폭도 좁다. 그러나 컨베이어 벨트를 보는 것처럼 자로 잰 듯한 정확하고 빠른 스트라이드와 전자 감응 기를 달고 스타트 블록을 박차고 나가는 듯한 전광석화 같은 스타트는 스포츠의 경지를 넘어 예술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컴퓨터 스프린터」란 닉네임이 붙여진 것이다.
케이슨의 스타트는 전체 미국선수 중 제일 빠르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스타트가 생명인 4백m 계주에서 케이슨이 90년부터 계속 미국계주 팀의 첫 주자로 출전해 왔다는 사실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케이슨이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은 지나치게 스타트에만 의존해 왔기 때문. 그러나 지난 미국선수권대회(세계선수권 선발전 겸함)후 루이스가『80m이후 케이슨의 스피드는 놀라웠다』고 말한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종반의 스피드 지속력도 크게 향상돼 이번 대회에서는 스타트와 컨디션만 좋다면 9초86의 세계최고기록이 또다시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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