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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송희일·김조광수…' 디워 둘러싼 '논쟁의'역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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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진중권 중앙대 교수가 심형래 감독의 '디워'를 혹평해 네티즌의 입방아에 오르면서 영화 '디워'를 둘러싼 논쟁의 역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워'와 관련된 논쟁의 시작은 영화 ‘후회하지 않아’의 이송희일 감독이 지난 2일 자신의 블로그에 ‘디 워’와 이를 둘러싼 팬들의 반응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시작됐다. 이송희일 감독은 "'디워'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며 "할리우드적 CG, 미국 대규모 개봉 등 '디워'를 옹호하는 근거의 핵심축들은 박정희 시대의 수출 역군에 대한 자화자찬식 뉴스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바보 심형래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는 심형래의 아우라와는 하등 상관이 없고, 그저 기존 충무로에 대한 환멸이 투영되어 있으며, 바보는 여전히 바보로서 시민들에게 충무로에 대한 환멸의 근거를 제공할 뿐"이라며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바보 전략은 바보 아닌 것들을 비난하며, 서로를 바보, 바보 애정스럽게 부르다가 끝내는 정말 바보가 되어 선거함에 투표용지를 몰아넣거나 친절하게 호주머니를 털어 영화 티켓값으로 교환해주는 바보 놀이, 즉 아주 수완 좋은 훌륭한 마케팅이라는 것이다"고 꼬집기도 했다.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도 이송희일 감독의 비판에 동의하며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김조광수 대표는 "심형래 감독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영화의 완성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지 개그맨이라서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개그맨이기 때문에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마케팅에 대해서는 "영화의 장점을 살려야지 왜 사람들의 집단적인 감정을 자극하냐. 지나친 애국주의는 곧 국수주의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아주 위험한 일이다. 한국영화니까, 한국영화 치고 CG가 좋으니까 봐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다른 사람이 만든 영화의 장점을 보지 못하고 자기 영화의 문제를 모르고서야 어떻게 발전할 수가 있는냐. 심형래 감독은 겸손해 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중권 교수는 지난 9일 밤 MBC '100분 토론-디 워, 과연 한국영화의 희망인가'에 토론자로 참석해 디워를 평가했다. 그는 "애국코드, 민족주의 코드, 컴퓨터그래픽(CG)기술 코드, 그리고 인생극장 같은 심형래의 자전적 에필로그 코드까지 네가지로 영화를 집약할 수 있지만 영화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며 "주인공들은 용의 활약과 출현과 관련한 전반적 스토리에서 전혀 한 일이 없다"고 혹평하면서 "우연에 맡기는(하늘에 의해 결정되는) 이같은 이야기 구조는 작품에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또 "지금 현재 '디워'에 관한 논의는 마치 황우석 교수 사태 때 벌어진 의사소통의 제약과 마찬가지"라며 "누구도 '디워'에 관한 반대 의견을 꺼내는 일에 모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정상인가?"라고 덧붙였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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