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더블헤어…체력·정신력으로 넘자" 8개 구단 "마"의 8월 버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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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무더위를 통과해야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5일간의 혹서기 휴가를 반납한 채 팀 정비에 총력을 기울여온 8개 구단이 4강 고지를 향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관문인 무더위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해태·LG·삼성·OB등 4강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난 가운데 6일부터 시작되는 8월 레이스는 무더위와 함께 더블헤더라는 장애물까지 도사리고있어 예측불허의 접전이 될 전망이다.
한여름 불볕 더위 속에 치러지는 더블헤더는 체력싸움이 불가피한데다 오버 페이스할 경우 컨디션 난조·팀의 연패로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선수층이 엷거나 투수력이 달리는 팀에 더위는 마의 장애물인 것이다.
그러나 하위권 팀들은 한꺼번에 승수를 쌓을 수 있는 더블헤더에 승부수를 던져 수직상승의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보여 마운드운용이 관건이 되고 있다.
종반으로 갈수록 치밀한 마운드 운용이 순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선두 해태는 2위 LG와의 간격이 3게임 차 밖에 나지 않아 추격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동렬을 비롯, 조계현·이강철 등 간판급 투수를 집중 투입할 태세다. 반면 추격자 LG는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고 선수들의 사기 또한 충천해 있다.
LG 이광환 감독은 선두욕심보다 꾸준한 페이스로 팀웍을 끌까지 이어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해태가 주춤거리거나 약점을 보일 때는 급피치를 올린다는 전략이다.
LG는 최근 노찬엽이 공격에 가세함에 따라 방망이 파워가 배가됐으며 좌완 신인 이상훈·강봉수의 파이팅 또한 식을 줄 모르고 있다.
3위 삼성은 LG와의 간격이 무려 6게임 반차나 돼 사실상 2위 탈환이 버거운 상태다.
삼성은 4위 OB가 반 게임차로 접근, 숨가쁜 상황에 몰려있다.
투수력보다 방망이에 승부를 거는 삼성은 투수력이 맥을 못추는 여름철에 강할 것으로 보이나 약체마운드를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희비가 결정날 전망이다.
반면 OB는 특유의 뚝심을 바탕으로 강팀들을 누르고 상승 기류를 타고있어 후반기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OB는 8개 구단 중 최소실점(2백92점)이 말해주듯 마운드 운용이 깔끔하고 신인 김경원이 확실한 마무리를 해주고 있어 공격에만 전념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 롯데는 4위권밖인 5위에 머물고 있는데 OB와의 간격이 5게임 반이나 된다.
롯데는 투수력마저 와해된 상태며 특유의 끊어치기 타법이 사라져 위기탈출 능력이 떨어져 있다.
특히 롯데는 3게임차인 6위 빙그레가 자존심 회복을 위한 첫 단계로 5위 진입을 노리고 있어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추격하는 팀보다 쫓기는 팀들이 초조감을 느끼고 있는 8월의 승부는 결국 정신력·체력싸움으로 결판날 전망이다.
각 팀들은 8월의 순위가 곧바로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가려내는 것이나 다름없어 땡볕더위 만큼이나 뜨거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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