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 6백년」서울을 알자|「서울학 연구소」초대소장 서울시립대 안두순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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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내년으로 다가온 서울 정도 6백주년을 앞두고 수도 서울을 집중적으로 탐사할「서울학 연구소」가 28일 개소식을 갖고 정식으로 출범했다.
서울시립대 부설로 설립된 이 연구소의 초대소장을 맡은 안두순 교수(47·경제학)는『서울 정도 6백년을 앞둔 현재 서울에 대한 자료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서울이 끌어안고 있는 감춰진 역사·문화 등을 발굴, 이 도시를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따뜻한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전국 6%의 땅 넓이에 25%의 인구가 모여 사는 초대형도시 수도 서울의 역사·지리·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서울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고 알려줄 이 연구소는『국제도시로 발돋움하는 서울을 새롭게 조명하고 서울 시민들에게 뿌리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고 안 교수는 전했다.
그는『서울에는 현재 1천1백만명의 인구가 상주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서울을 떠나지도 않으면서 마치 가야할 다른 고향이 있는 실향민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수십년씩 살면서 서울을 단지 생존경쟁의 장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서울에 대한 애정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서 사업운영의 재정적 뒷받침을 받고 있는 이 연구소는 서울학 발전위원회를 자문기관으로 두고 서울학 연구부·시민생활 교육부·서울 미디어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 이 연구소가 가장 심혈을 기울일 사업은 우선 서울을 정확하게 아는데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하는 일.
『우선 내가 사는 곳에 어떤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유적이 있는지, 어떤 설화가 전해져 오는지 내면의 서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안 교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울의 근현대 생활사·사회사·성장사를 증언하는 사진·문서 등 각종 자료수집에 나설 계획.
그는 시민들이 개인소장 자료를 공개하고 주변에 유물과 유적이 있으면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또 일본 강점기에 흩어진 사료를 일본에서 집중 수집하는 등 해외 도서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찾아낼 수 있는 자료 수집을 위해 8월중 일본·미국·유럽 등에 교수·서울시 관련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사료 탐사반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 연구소는 또 시민들에게 서울의 역사· 도시환경·문화예술 등을 알려주는 시민 문화대학을 개설하고 이미 연구소 출범전인 지난 6월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강좌내용은「서울의 지명유래」「세시풍속」「한양정도 이야기」등 이론강의에「서울의 건축」「궁궐 탐방」「성곽 탐방」등 현장탐방 강의를 곁들이고 있다. 강사로는 민속학자·박물관장·시사편찬위원·땅이름학회 부회장·문화체육부 생활문화 국장 등 다양하게 초빙하고있다. 현재 20회 정도 계속된 이 강의에는 매번 주부·자영업자·노인 등 1백여명이 참석, 서울을 아는데 정성과 열의를 쏟고 있다는 것.<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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