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차 작자탈출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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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세계에서 가장 호화스런 승용차를 생산하면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영국의 롤스로이스사가 아시아 각국과 구 공산권 국가들에서 새 고객 층을 찾고 있다.
고객의 주문을 받아 수제품으로 차를 생산하는 롤스로이스사는 지난 90년 수주량이 3천3백33대였으나 지난해는 절반도 안되는 1천3백78대밖에 생산하지 못해 적자가 4천5백70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주문량이 25% 늘었고 내년에는 흑자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주 모스크바에 사무실을 개설한 롤스로이스사는 사무실을 개설하기도 전에 60대의 주문을 받았다. 차 한대 가격이 최저 13만8천5백달러부터 최고 수백만달러 이상 하는 이 차가 이처럼 잘 팔려나가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롤스로이스사는 차량 주문이 크게 늘고있는 중국과 아시아 지역을 커버하기 위해 조만간 북경에도 사무실을 개설할 계획이다.
롤스로이스사는 또 몇 가지 경영혁신을 통해 혹자경영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우선 고용 근로자수를 5천2백명에서 2천5백명으로 절반 이상 감축하면서 손익분기점에 맞는 차량 생산대수를 연간 1천3백대로 줄였다.
그밖에도 일본 자동차회사들의 경영방식에서 유래된 이른바 린(Iean)생산방식을 도입, 과거 차량생산에 필요한 모든 기술자들이 한 팀을 구성해 각 팀이 완성된 차를 생산하던 방식에서 작업공정별로 나누어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덕분에 모든 공정을 기술자의 수작업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탈피, 일부 공정을 기계화했다.
롤스로이스가 구 공산권이나 중국 등 아시아에서 최근 들어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이들 지역사회주의 국가들이 경제개혁을 하면서 신흥부자들이 대거 등장, 이들이 세계 최고급 승용차를 찾고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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