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스타 TV출연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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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그라운드를 누비던 스포츠스타들이 안방극장을 누비고있다. 경기장에서 듣던 성원의 함성을 방송의 인기로 연결짓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진출은 대중문화의 탈장르화 경향과 맞닿는 것으로 「시청자가 원하는 스타를 보여준다」는 데서 시작된 것. 방송사로선 선수출신의 전문성, 새얼굴로서의 참신함 외에 스타 이미지를 이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최근 왕년의 테니스 스타 유진선이 MC로 변신,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진출 대열에 합류했다.
86년 아시안게임 4관 왕인 그는 2주전부터 KBS-2TV 『별난 세상 별난 사람』의 공동 진행자로 참여하고 있다.
유진선의 경우 선수시절부터 목걸이를 하고 코트에 나서는 등 탤런트기질이 있었던 데다CF출연으로 카메라 앞에 서본 경험이 있어 생방송을 무리 없이 진행하고 있다.
방송가에 운동선수 출신이진출한 것은 농구선수출신 김승규가 처음이다. 명지대코치를 하던 그는 지난 84년 KBS-2TV 『출발 기동취재반』의 리포터를 맡아 1m92㎝의 훌쩍한 키에 어울리지 않게 털털한 풍모와 서글서글한 진행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SBS라디오 『출발 서울의 아침』에서 「현장」코너를 맡아 고정 출연중.
사라예보 여자탁구 세계제패의 주역이었던 정현숙은 이제탁구스타보다는 방송인으로 더 친숙할 정도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경우다. 예쁘장한 용모에 차분한 말솜씨까지 갖춘 그녀는 85년 TV리포터로 방송에 첫발을 디딘 이래 스포츠프로 외에 주부대상프로에까지 참여할 정도로 인기방송인으로 꼽힌다. 『스포츠 자키』 『스포츠광장』 등 KBS라디오프로진행까지 맡았었다.
「황색 탄환」장재근은 최근 가장 바쁜 MC중 한사람이다. KBS-2TV 『별난 세상 별난 사람』의 진행을 맡고 있는 외에 이달 초부터 MBC-TV 『쇼 스포츠』의 MC까지 맡았다.
육상 2백m 아시아기록 보유자로 해태야구단 주루코치를 역임한 그는 어느날 갑자기SBS-TV 주부프로에 에어로빅 강사로 출연, 건강미 넘치는 모습과 다이내믹한 율동으로 인기를 모았다.
「모래판의 악동」으로 불렸던 강호동은 그중 특이한 경우다. 천하장사를 수차례 차지한 역사인 그는 스포츠 스타의 이점이 별로 끼어들 여지가 없는 개그맨으로 나선 것. 그는 지난달부터 MBC-TV『코미디동서남북』에 고정출연하며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재치 있는 대사와 코믹한 몸짓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밖에 거인 씨름선수 이봉걸이 KBS-2TV『홈런 일요일』등 오락프로에 단골 출연하고있으며, 배구국가대표 출신 차양숙, 역도선수 출신 안지영 등이 라디오프로 진행을 맡은 바 있다.
『별난 세상 별난 사람』의 김학선PD는 『스포츠 관련프로의 경우 해당 분야를 잘 알고 직접 참여할 수 있어 선수출신 진행자를 쓰고 있다』며 『재능을 보이는 경우 다른 프로에 발탁되는 것이 일반적 패턴』이라고 말했다. <곽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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