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서 본 슈워즈네거의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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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마지막 액션 히로』의 홍보를 위해 꼬일 동경에 온 슈워즈네거는 이 영화가 『애초부터 아이들을 위한 액션영하로 기획된 것』이라고 밝힌다. 그는 이 영화가 미국에서 참담한 흥행실패를 기록한 원인에 대해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영화적 풍자가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된다』며 『내가 출연하는 영화라면 「터미네이터2」처럼 무조건 화끈한 액션이길 기대하는 관객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 영화의 실패가 미국인들의 배타주의의 걸과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에게도 기회를 부여해주는 나라이며 나야말로 그 산 증거』라고 답변했다.
할리우드는 돈밖에 모르는 인간들이 움직이는 곳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 그는 그러나 『돈을 위해 영화를 만들어서는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을 이곳에서 배웠다』며 「할리우드의 가능성」을 추겨 세웠다.
미국사회와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그의 긍정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액션 히로』는 할리우드에서 한 스타가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일깨운다. 슈워즈네거가 다음 출연작으로 제임스 카레론이 감독하는 정통액션물 『진정한 거짓말』(True Lies)을 택한 것을 보면 그 자신도 이를 잘 알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항간에 떠도는 정계 진출설에 대해 그는 『현재로선 공직에 진출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이 「제2의 레이건」이 될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았다.
88년 서울올림픽 때 방한한 적이 있는 그는 한국에 대해『아주 좋은 기억을 갖고있다』며 기회가 닿는 대로 다시 서울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네디가 출신인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와의 사이에 2명의 자녀를 두고있는 그는 9월중 세 번째 아이를 출산할 계획이라고.
부인에게는 고향인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함께 가 호수 한가운데 배 위에서 구혼반지를 건네주는 식으로 청혼했다고 한다. 그는 부동산 투자 등으로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는 소문에 대해 『정확한 재산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답변을 회피하면서 『돈만을 위해 영화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그 동안 모은 재산의 상당부분을 앞으로 청소년 체육교육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 【동경=임재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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