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반만에 대학 졸업하는 임수경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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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개의 학생들이 겪지 못하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었고 그만큼 보람도 컸기 때문에 대학시절이 지루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예상했던 것보다 졸업이 빨리 찾아왔네요.』
「통일의 꽃」으로 잘 알려진 임수경양(25·한국외국어대 불어과4)이 대학을 졸업한다.
입학 후 7년6개월. 길기도 길지만 입북·투옥·석방·복학 등 일반대학생들에겐 흔치 않은 일들로 엮어진 시간들이어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복학한 뒤 7월까지 졸업에 필요한 1백40학점을 모두 이수했고 졸업시험도 통과해오는 8월20일 학사모를 쓰게 됐다.
운동권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입북이전까지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었지만 복학 후「막바지 공부」가 쉽지 않아 무척 애를 먹었단다. 지난해말 출소 직후부터 줄곧 주변사람들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강연석상에도 서너차례 초빙되는 등 분주한 일정이 계속된 데다 3월초 개강이 되고도 2주 가량 복학이 늦어지는 바람에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느라「현역」들은 모를 고충을 겪어야 했다고.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세워두지 않았지만 일단 올 연말에 본교 대학원시험에 응시, 공부를 계속할 작정이다.
『불문학은 아니고요. 사회과학 쪽으로 전공을 바꿀 생각이에요. 전공도 확정하진 않았어요. 학부 때 부전공이 신문방송학이어서 그쪽으로 관심을 많이 갖고 있긴 하지만….』
「공인」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유명인사가 된데다 이름 끝에 「양」이라는 호칭을 붙이기가 미안할 나이가 됐다는 점에서 결혼문제가 본인에겐 「현안」으로, 주변사람들에겐 작지 않은 관심사로 떠올랐다.
『얼마전 언니가 결혼해 제 차례가 되긴 됐어요 .딱 맞는 임자를 만나면 결혼해야죠. 부모님들도 바라실테고.』
남다른 경험으로 점철된 대학시절을 보내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는 그는 무엇을 하든, 무엇이 되든 「통일을 바라는 내 꿈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또렷하게 말을 맺었다. <권태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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