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하한반납 보선필승 부심/“당운건 한판”민자·민주 각오와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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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조직중심 바닥훑기 당력집중 “완승” 장담/민자/개혁비판 “바람” 공세로 또 한번 이변 기대/민주
올해 여름정국은 유난히 더울듯하다. 한달 남은 대구동을·춘천지역 보궐선거 때문에 여름정국이 예년처럼 한가한 「하한정국」이 아니라 당운을 다투는 「보선정국」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민자·민주 양당은 국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보선을 겨냥한 조직정비와 바람몰이에 착수했다.
○…민자당은 이번 여름을 두쪽으로 나눠 쓸 작정이다. 8월 중순까지의 전반기는 보선에,8월말까지의 후반기는 단체정비에 힘을 모은다는 계획.
지난 보선 세곳중 한곳에서의 패배가 지난 임시국회를 수세국면으로 몰아간 점을 느낀 민자당은 정기국회로 바로 이어지는 이번 보선에서는 반드시 완승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강원도의 중심에서 이뤄지는 춘선보선은 명주­양양 패배에 대한 명예회복 기회며,개혁에 가장 비판적인 대구에서의 보선은 게혁작업에 대한 가장 매서운 심판의 기회이기에 중시되지 않을수 없다.
민자당은 15일 춘천시 지구당 개편대회에 김종필대표와 황명수 사무총장을 필두로 당직자·소속의원들이 대거 참석,기세를 올린데 이어 16일 대구동을 지구당 개편대회도 대규모 행사로 치를 예정이다.
이는 선거를 「지역차원」에서 치른다는 원칙에 따라 지난 보선처럼 중당 당직자들이 지역에 상주하면서 지원하지 않는 대신 명분있는 행사,즉 개편대회와 정당연설회에는 대거 참석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지난 보선에서 중앙당의 대거지원이 오히려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자체분석에 따라 전략을 수정했다.
지역차원의 선거운동이라는 전략에 따라 민자당은 대구보선의 책임자로 김용태의원,춘천지역 책임자로는 유승규의원 등 해당지역 의원을 선임해 이미 활동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중앙당차원의 지원이 없을수는 없다.
황명수 사무총장을 총책임자로 해 권해옥 제1부총장이 대구,조부영 제2부총장이 춘천에서 각각 지원책임을 맡기로 했다. 이들은 첫 출전하는 양 지역 후보들을 위해 지역별 협의회와 직능별조직 등 조직 전반을 재정비해줘야 한다.
유종수(춘천)·노동일(대구동을) 두후보의 참신성·개혁이미지를 부각,「YS개혁」과 접목시켜 나간다는게 기본전략.
그러나 「개혁」만 강조할 경우 자칫 지역정서에 부응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에 따라 실속있는 지역개발공약도 가미할 참이다. 특히 각 지역협의회와 직능단체 등 다양한 조직중심으로 바닥표부터 훑어 낸다는 전통여당의 득표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은 명주­양양 승리의 기세를 몰아 최소한 한곳 이상을 탈환하자는 각오다. 어느 한곳만 이겨도 개혁정국의 흐름을 민주당쪽으로 「역전」시킬 수 있다는 달콤한 꿈을 품고 필승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춘천의 경우 당초 민자당측에서 이상용·한석용 전 강원지사가 거론돼 「세불리」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막상 유종수 도체육회 사무처장으로 결정되면서 여권의 분열현상이 초래되자 내심 즐거워하며 전의를 돋우고 있다.
특히 당내 「개혁정치 모임」은 자파출신인 유남선씨 지원에 총출동했다. 16일 춘천에서 개혁모임 전국원외지구당 위원장 회의를 개최해 기세를 한껏 올려준다는 방침인데 개혁모임의 원내인사 21명도 이날 행사에 동참키로 했다.
이부영 최고위원은 춘천을 총괄하고 이기택대표가 대구동을을 분장하는 방안도 모색중.
대구동을은 민주당이 김영삼대통령에 대한 지역정서를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이자 강원에 이어 야당 불모지였던 대구·경북에서도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경북고출신의 정통 TK 안택수씨를 내세워 전력투구할 태세나 민자당과 신정당이 역시 경북고 출신의 노동일·조정환 경북대교수 등을 공천했고 서훈 전 국민당위원장·김용하 전 민자당 부위원장·우태주 전 박준규의장 비서관 등이 출마의사를 비춰 표분산에 따른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영일 출신인 이 대표와 홍사덕·장준익·김말용의원 등 경북출신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 지역정서를 겨냥한 「TK푸대접론」을 소리 높여 외칠 참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별다른 개혁입법 성과를 얻어내지 못한 민주당은 그 책임을 민자당의 개혁의지 결여와 YS개혁 차질탓으로 돌려 대여공세의 고삐를 죄는 한편 그 여세를 내달 보선전으로 연결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16일 국회에서 열릴 「개혁정국 평가회」를 「김영삼정부 개혁,어디로 가나」라는 부제를 달아 그간 YS개혁의 문제점을 당차원에서 총정리,「하계 대공세」의 출발점으로 삼을 작정이다.
과거청산·제도개혁·민생문제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될 평가회는 그간 관련 특위에서 활약해온 의원들이 아닌 임채정·손세일·장재식의원 등을 분야별 주제발표자로 내세워 「YS개혁」에 대한 참신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오병상·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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