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특사 대남비서 김용순 유력/15일 「남북교환」 접촉… 관심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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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미·일 회담 이끈 서방창구로 자본주의 잘 이해/김영남은 통일문의한… 한시해등 급수 낮아 부적
남북한 특사교환이 성사되면 북한쪽은 누가 될까.
남북간 실무접촉이 15일 재개,특사교환문제도 의제가 됨에 따라 북측특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이와관련,지난달 25일 서한에서 특사 자격으로 「통일사업을 전담하는 부총리급」을 내놓았다.
물론 북측안은 일방적 제의만큼 협상과정에서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많지만 일단 이 안에 따를 경우 우리측은 한완성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된다.
북측 특사는 넓은 의미의 「당국」에서 정무원외에 노동당·최고인민회의,「비당국」은 조평통 등 대남전위단체들에서 자격요건을 갖춘 인물을 찾을 수 있겠다.
이 가운데 북측이 조평통에서 특사를 낼 경우 형식상 당국­비당국간의 특사교환이 되는만큼 접촉형식상 논란이 일 수도 있다.
먼저 정무원의 경우 부총리는 김영남,김달현,최영림,홍성남 등 모두 10명이 있지만 이 가운데 통일정책을 전담하는 부총리는 없다.
굳이 가까운 인물을 꼽자면 김영남 부총리겸 외교부장(68)을 들수 있고,나머지는 대부분 국가계획·금속 등 경제쪽을 맡고 있어 요건이 안된다.
김영남은 권력서열 7위의 정치국원으로 북한 외교대부 허담이 사망한후 북한외교,특히 비동맹권의 공백을 메워왔다. 특사가 북한안대로 될경우 한 부총리와 서열­접촉형식으로 미뤄 가장 적격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는 통일사업에 손댄 적이 없는 「외교일꾼」인데다 김정일측근이 아니라는 점에서 형식·권력판도상 특사 요건에서 밀리는 것으로 지적된다.
당쪽에서는 김용순 대남 담당비서가 특사의 요건을 가장 잘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김정일의 외척이자 측근으로 작년말 대남비서에 오른뒤 올 4월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원장도 맡았다.
특히 김용순은 서방국가의 창구로서 대미·일 수교회담의 산파역인데다 조선반핵 평화위원장도 겸직,핵·자본주의에 모두 낯설지 않다.
우리측은 정무원이 아닌 당이라는 접촉형식을 문제삼을 수도 있지만 그는 국제담당비서관인 지난해 미국 캔터차관과 고위급회담을 가진 적이 있어 자격시비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는 현재 북한에서 가장 유력한 특사후보로 보인다.
그러나 대남당비서는 통상 국경을 넘지않고 「잠복」해온 것이 관례였던 점에 비춰볼 때 그가 공개특사로 나설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밖에 노동당 대남전위 단체인 조평통에도 통일사업을 전담하는 부총리급으로 부위원장인 윤기복(71) 황장엽(68)이 있다. 위원장은 공석인 상태.
조평통 부위원장에는 이들외에도 한시해·전금철 등 대남통들이 있지만 장·차관급이라는 점에서 자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무튼 북한은 여러 종류의 특사를 내세울 수가 있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가 흥미롭다.<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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