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모여 운동「이웃 정」듬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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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웃을 알고 훈훈한 인정을 나누며 살자」.
서울 망우1, 2, 3동 주민들은 마을 뒷산에 작은 체육공간을 만들어 아침마다 이웃끼리 탁구·배드민턴 솜씨 등을 겨루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이웃간 화합의 구심점은 주민 30여명이 73년 말 조직한 작은 모임인「동산체육회(회장 최용준·48·건축업)」. 이 모임을 이끌어온 최 회장은『동네사람끼리 어쩌다 마주쳐도 인사조차 하지 않고 지내는 세태가 하도 삭막해 건강·친목을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체육회 회원들은 설립 직후 성금을 모아 마을뒷산 3백여평을 임대, 이 곳에 벤치프레스·탁구대·아령·역기 등 30여종의 기본체육 시설을 갖춘 체력 단련장을 만들었다.
매일 아침5시30분. 동네 최고 연장자인 최주식 할아버지(67)부터 국교 3년 생인 성재군(11)에 이르기까지 3백여 회원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맨손체조로 아침을 연다.
같이 모여 운동하고 대화하다 보니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다 보니 불우한 이웃도 돕자는 공감대까지 형성됐다. 회원들은 80년부터 매월 몇 천원씩 성금을 모아 3백여 명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쌀·연탄 등을 지급해왔다.
연말이면 무의탁 노인들을 찾아 선불을 전달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다.
체육회 간사 김용석씨(52·회사원)는 『앞으로 쓰레기 분리수거 홍보·청소년 선도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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