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 살린 '한복 튀튀'·뱃사공과 로맨스…튀는 심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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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친절해진다. ‘아는 사람만 보는 장르’ ‘봐도 봐도 모르겠다’고 외면하는 관객을 위해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6~26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새로운 형식의 ‘발레뮤지컬 심청’을 초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창작발레 ‘심청’을 각색한 작품이다. 
 
발레뮤지컬은 오직 춤으로만 표현해온 발레에 음악을 접목한 형식. 가사가 있는 노래로, 발레의 취약점으 로 꼽히던 스토리 전달력을 높인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전체 곡 중 5곡에 가사를 붙였다. 이 중 3곡은 판소리 형식을 빌렸다.
노래는 무용수 대신 뮤지컬 배우 김소연, 재즈 보컬 정말로, 국립오페라단 ‘보체크’로 열연한 오승용, 국립창극단 남상일이 보컬로 참여한다. 여기에 타악 드럼·사물놀이·합창 등으로 풍성함을 더한다.

안무도 독특하다. 발레 마임 뿐만 아니라 연극 마임을 가미해 관객들이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하지만 발레뮤지컬이라고 해서 춤이 너무 쉽거나 비중이 줄진 않는다. 발레를 전공한 두 안무가, 김경영과 조주환이 클래식 창작발레 ‘심청’과는 또다른 춤의 묘미를 선사한다. 기존 발레 ‘심청’의 백미로 꼽히는 ‘선원들의 춤’ 과 ‘아버지와 심청의 재회’ '심청과 왕의 사랑의 파드되'는 원곡에 새로운 안무를 얹었다.

작품은 극 중 극 형식이다. 시각 장애인 딸을 위해 아버지가 동화책 ‘심청’을 읽어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원전과 달리 심청은 더 이상 가녀린 효녀가 아니다.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당찬 캐릭터로 변신한다.

발레에서는 빠졌던 익살스런 뺑덕어멈의 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3000냥을 시주하면 눈을 뜨게 해준다며 심봉사를 꼬드기는 완벽한 사기꾼 시주중, 자신의 무병장수를 위해 토끼를 사육하는 괴짜 용왕, 왕자병에 걸린 용왕자 등 새롭게 해석된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전에는 없는 뱃사공 ‘초공’과 심청의 로맨스도 곁들여진다.

한국적 색채를 더한 튀튀(발레 의상)도 볼거리다. 그 동안 ‘춘향’ ‘바리’ ‘배비장전’ 등 한국적 소재의 창작발레인 경우 한복을 개량해 입는 게 기본이었다. 그러나 개량한복은 발레리나의 몸 선이 드러나지 않는 게 약점. ‘발레뮤지컬 심청’에서는 옷고름·동정·색동 등 한복에서 모티브를 따온 독특한 튀튀를 선보인다.

대본과 연출은 ‘한여름밤의 꿈’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젊은 연출가 양정웅 씨가 맡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황혜민과 강예나(이상 심청)를 비롯, 이현준(용용왕), 엄재용(왕), 김현우(심봉사) 등이 출연한다. 의상 김영지, 음악 김은정.
평일 오후 4시 30분· 8시, 주말 2시·5시 30분. 3만~7만원. 문의 02-2204-1041~2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독자 20쌍에게 초대권 드립니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발레뮤지컬 심청’에 독자 20명(1인 2매)을 초대합니다. 21일 오후 8시 공연입니다. 관람을 원하는 독자는 응모권을 15일까지 우편(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58-9 중앙빌딩 1층 프리미엄팀/우편번호 100-110)으로 보내거나, 프리미엄 사이트(www.jjlife.com)에서 응모하면 됩니다. 당첨자는 16일 온라인에 공지하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개별 통보합니다.
문의 1588-3600(내선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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