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성실등 관념적 사훈·사시많다/에디터사 국내외 8백여 기업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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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외국선 품질책임·이익추구등 구체적 명시
효율적인 기업경영을 위한 지표로서 사시·사훈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의 사훈은 다분히 관념적인데다 구호위주여서 경영이념을 제대로 집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도서출판 에디터사(대표 김석성)가 최근 국내외 8백여 기업의 사시·사훈을 정리해 내놓은 『우리회사 사시·사훈』에 따르면 국내 5백개 유명기업들의 83%가 사시나 사훈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대체로 「인화·단결·성실·책임·봉사」 등 간단한 한문어구로 된 구령조가 많고 틀에 박힌 것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전체의 28%가 「인화·화합」 등 단결을 강조하고 있었고 다음으로 「창의성」(20.6%),「성실」(16.4%),「책임」(12.2%),「봉사」(10.4%)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외국기업들도 회사를 차리면 일단 사시인 기업신조(Credo)나 기업사명서(Corporate Mission) 등을 만들어 노사간에 이를 철저히 지켜 나가는 전통이 있다. 영국 회사는 80%가 기업사명서를 갖고 있다.
서구기업의 사시는 품질에 대한 책임,이익의 추구와 주주에 대한 공정한 배당을 철저하게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IBM·포드자동차·모토롤라·코닥·애플컴퓨터 등의 사시는 「이익추구」를 명백히 하고 있다. 맥도널드 햄버거사는 만든지 20분이 지난 제품은 그대로 버릴 만큼 「청결·신선주의」를 사시에서 표방하고 있다. 타이어업체 굿이어사의 사시는 『타이어 기술로 세계를 리드한다』는 자부심을 지키고 있다.
일본기업의 사시·사훈은 「10훈」,「10칙」 등 「마음다짐」이 많은게 특색이다. 「목표완수까지 죽어도 놓지 말아라」 등 세계적 광고회사 덴츠(전통)사의 「10칙」이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한 생애에 걸쳐 창조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는 제조업체 다카라사의 「심훈」 등이 대표적인 일본의 정신훈적인 사시의 예다.(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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