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쇼 탤런트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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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5년간 주부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어온 MBC-TV『주부가요열창』의 후속프로로 29일 첫선을 보인 『쇼! 주부환상특급』에는 7명의 주부 쇼 탤런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공개모집에서 춤·노래·연기력 테스트를 받고 l백50여명의 지원자들 중에서 선발된 재주꾼들로 방송사가 주부들을 상대로 쇼 탤런트를 공개 모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BC는 이들 주부 쇼 탤런트들을 일단 『쇼! 주부환상특급』의 「우먼파위」코너에 고정으로 출연시키고 자질을 봐가며 다른 주부상대 프로의 고정출연자로도 기용할 방침이어서 출연자 섭외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주목을 끌고 있다.
또 이번에 선발된 이들 7명의 주부들도 하나같이 『능력이 되는 한 쇼프로 출연은 물론이고 드라마에도 출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데다 이들 중에는 연극영화를 전공하고CF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는 주부들도 있어 제작진들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 7명의 쇼 탤런트들은 대부분 중산층 가정의 대졸주부들로『돈보다는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에 지원했다』고 동기를 밝히고 있고 『TV출연에 대해 남편이 전혀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말해 연예활동에 대한 의식변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듯 했다.
38세로 그중 언니 격인 전미현 씨는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어머니로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방송과 관련된 일은 해본 적이 없으나 『주부가요열창』에 출연한 인연으로 쇼 탤런트가 됐다. 막내인 이난희 씨(25)는 항공운항과를 졸업하고 CF에도 출연한 경력이 있는 방송 지망생이었지만 일찍 결혼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뒤늦게나마 하고 싶은 일을 하게돼 기쁘다고.
최정윤(32)·최현숙(31)·한옥비(26)씨는 모두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한 배우 지망생으로 대학 때부터 CF에 출연하는 등 연예활동을 하고싶어했으나 집안의 반대 등으로 뜻을 펴지 못한 경우. 그래서 기회가 닿으면 본격적으로 활동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경찰직 공무원으로 면허시험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최연주씨(27)는 올해『주부가요열창』에 참가, 『비처럼 음악처럼』으로 주 장원을 차지할 정도로 노래 실력이 뛰어나 「여자 김현식」으로 통하며 레크리에이션 강사로도 활동하고있다.
이미정 씨(28)는 국문학을 전공하고 잡지 편집도 해봤으나 좀 더 직접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연예활동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 뒤늦게 TV에 나오게 됐다고 한다.
『쇼! 주부환상특급』의 연출자 김엽PD는 『같은 주부들이 쇼 탤런트로 고정 출연하는 모습이 주부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출연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주부 쇼 탤런트를 뽑게 됐다』며 『현재는 주부 쇼 탤런트들이 맡은 코너가 5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이들의 역할을 늘려 주부들이 주인이 되는 프로로 만들겠다』 고 밝히고 있다.
한편 『쇼! 주부환상특급』은 매회「미세스 코리아 선발대회」코너를 마련, 참가신청을 받고 있는데 1회 미세스 코리아에는 이화여대음대에서 바이얼린을 전공한 이민정씨(30)가 1백60여명 가운데 뽑혔다. 이씨는 초등교 때부터 바이얼린을 배우기 시작, 동아콩쿠르에 3등으로 입상하는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매주 미세스 코리아로 뽑힌 주부들은 연말에 그 해의 미세스 코리아자리를 놓고 미를 겨루게 된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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