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정통 "디지털TV 방식 미국식 관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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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9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달 중 디지털TV(DTV) 전송 방식을 미국식으로 확정,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밝혔다. 陳장관은 그러나 "미국식의 약점인 이동 수신의 경우에는 유럽식인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집에서 보는 TV에는 미국식을, 이동하면서 보는 TV에는 유럽식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식은 이동하면서도 TV수신을 할 수 있고 단일주파수로 전국 방송이 가능하다. 반면 미국식은 지역별로 방송사 주파수를 따로 배정해야 하지만 화질의 선명도는 뛰어나다.

陳장관은 "안방에서 TV를 보는 시청자는 4천5백만명이고, 차를 타고 가면서 또는 휴대전화로 TV를 보는 사람은 1백50만명(추정치)"이라며 "과연 어느 시청자층을 향한 정책이 돼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陳장관은 또 "2001년부터 디지털 방송이 수도권에서 시작되면서 이미 미국식에 맞는 DTV 1백50만대가 판매된 상황"이라며 "전송 방식을 유럽식으로 바꿀 경우 입게 될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식으로 바뀌면 12조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정통부는 추산하고 있다.

정통부는 그러나 유럽식을 주장하는 방송사들과 아직 합의된 상황은 아닌 만큼 공식 발표 전에 이들을 계속 설득할 계획이다.

이동 수신에 적용될 DMB는 지상파와 위성으로 나뉘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무료인 지상파고 유료인 위성은 SK텔레콤 등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상파 DMB의 경우 방송사 입장에서는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는 등 추가 부담이 따른다.

정통부 방침이 최종 확정되면 전국적인 DTV 방송은 방송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치는 대로 5대 광역시부터 시행되고, DMB 방송은 방송법 개정을 거쳐 이르면 2007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어 해설=DTV란 디지털 방식으로 보내온 영상과 음성을 화면에 나타내는 고화질 TV를 말한다. 방송국은 제작.편집.송수신 등 모든 단계에 필요한 영상과 음성을 0과 1의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압축해 전송한다. 현재 수도권에서 DTV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이용하고 있고, 구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방송을 보고 있다. DMB는 고품질의 음성과 영상을 휴대전화.PDA 등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이동멀티미디어 방송이다.

정선구.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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