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근 테니스 한국 대들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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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m73㎝·62㎏의 단단한 체격은 마이클 창(미국·세계9위)을 연상케 하나 장작을 후려 패는 듯한 강력한 양손 백핸드스트로크는 스트로크의 1인자 짐 쿠리어(미국·2위)의 플레이를 보는 듯 하다.
마포고 시절「무서운 아이」로 불리면서 지난해 5월에는 세계주니어랭킹 ]위까지 올랐던 송형근(명지대1)이 성인무대에서도 승승장구, 차세대 한국남자테니스의 확실한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다.
송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ITF한국 남자 서키트 대회 1, 2차 대회 결승에서 각각 국가대표 윤용일(명지대)과 전국가 대표 지승호(상무)에게 져 연속준우승에 그치긴 했으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국내선수들이 대부분 네트를 살랑살랑 넘어가는 스트로크를 구사하는데 비해 송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높은 타점에서 힘을 실은 강력한 스트로크를 구사한다. 마치 왼손잡이 야구선수가 배트를 휘두르는 듯한 폼으로 후려치는 백핸드 스트로크는 그의 주무기로 스트로크위주의 선수에게는 크로스타구를, 네트로 대시하는 선수에게는 직선타구로 날카로운 패싱샷을 날리는 등 어느 방향이든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다.
송은 주니어시절 세계무대에서 뛰어본 경험이 많고 일찍부터 세계무대로 진출한다는 계획아래 국내대회는 거의 포기한 채 국제대회에만 출전, 한국최초로 세계 1백위권 안에 드는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있다.
그러나 송은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소리를 지르거나 라켓을 집어던지는 등 워낙 다혈질인 성격이어서 종종 게임자체를 망치는 단점이 있다.
테니스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자기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고 드롭샷 등 짧은 볼 처리 능력만 보완하면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하고 있다. <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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