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TV 신설프로 막 올리자마자 "도중하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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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방송사들의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선보인 신설 프로그램들이 시청률만을 의식, 시작하자마자 종료돼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MBC-TV는 저녁시간에 지역·생활 정보를 전하는『생방송 전국 출동』을 야심적으로 내걸었으나 다른 채널의 만화영화 프로그램들에 밀려 한달여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또 방송 최초로 로드무비 형식을 도입한 드라마『해야 솟아라』가 지난 4월 개편부터 시작됐으나 이야기를 전개해보지도 못한 채 시사 르포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KBS도 야외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내용으로 한『사랑의 터널』을 신설했으나 단 한번 방송하고는 위험스럽고 게임내용도 재미보다는 억지가 보인다는 이유로 폐지했다.
이와 함께 성인들을 위한 본격 음악 프로그램으로 5월 개편 때 선을 보인『토요일 밤의 쇼』는 같은 채널의『쇼, 파노라마』등과 성격이 비슷하고 뚜렷한 프로그램의 특성을 살리지 못해 슬그머니 빠지게됐다.
이처럼 프로그램들이 조기에 사라지게 된 것은 제작의도와는 별개로 프로그램내용이 지나치게 튀어 재미보다는 허술함과 혐오감만을 주게됐고 결정적으로 시청률이 바닥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청률 경쟁에서 SBS등이 치고 나온 자극적 오락프로그램들에 밀려 같은 시간에 편성된 잔잔하고 평범한 프로그램은 설자리를 잃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MBC=TV는 미니시리즈『사랑의 방식』등 시청점유율이 전체의 5%도 안되는 프로그램이 속출하자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KBS도 2TV를 중심으로 시청률 제고에 앞장서 과감한 수술을 단행하고 수시로 시간대 이동을 벌여 다양한 시청자의 욕구에 부응한다기 보다는 시청률만을 위한 밀어붙이기식 편성을 보이고 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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