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열아 오른팔 통증 괜찮나" 김응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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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해태 김응룡감독과 선동열 투수는 명감독과 대선수로 불릴만 하다.
지난해 오른팔 부상이후 『한물갔다』는 혹평을 들어온 선동열이 올 시즌 무서운 속도로 옛 구위를 되찾고 있다.
선은 7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서 5회부터 선발 이강철을 구원등판, 9회까지 모두 77개의 공을 던져 안타 1개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올 세 번째 구원승(3-2)을 챙겼다.
개막 전부터 8∼9회 마무리전담으로만 나섰던 선은 이날 올 시즌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선은 막판까지 1백45km대의 빠른 직구와 변화구 등에서 전혀 구위가 떨어지지 않아 컨디션 회복을 입증했다.
올해 선은 8게임 17과 3분의2 이닝에 등판, 게임당 2·2이닝을 던지며 3승5세이브를 기록하고있다.
31세의 나이, 부상경력 등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1년도 못돼 부상후유증을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문가들을 경탄시키고 있다.
해태 김 감독은 이날 밤 롯데전에서 이기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8일 새벽 실토했다. 김 감독은 날이 밝기가 무섭게 선의 집에 전화를 걸어 오른팔 통증여부를 물었다.
『아무 이상 없다』는 말을 듣고 김 감독은 남몰래 가슴을 쓸어 내렸다는 것이다. 당초 김 감독은 『안되면 투수코치나 시킬 예정』이라며 선이 충분치 회복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선이 의외로 빨리 등판을 요구해와 마무리를 맡겼던 것이다. 팀승리보다 대투수를 아끼는 감독, 주위의 눈총을 꾹 참고 철저한 자기관리로 옛 기량을 되찾은 선수.
그들은 명감독과 대선수란 평을 들을만했다.
이날 승리로 선동열은 지난 88년8월11일 이후 대롯데전에서만 15연승을 거둬 특정팀상대 연승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 선은 연속 구원성공 타이기록(91년·쌍방울 조규제)도 함께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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