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마루 “대북 밀거래”/일언론 연일 「비밀커넥션」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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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90년 방북뒷면엔 이권개입 속셈/국교후 「경제청구」 노려/아들·금강산그룹 얽혀
부정축재혐의로 체포된 가네마루 신(금환신) 전자민당부총재의 북한 커넥션이 일본언론에 의해 파헤쳐지고 있다. 재미 여성실업가 박경윤,가네마루의 차남 신고(신오),노나카 히로무(야중광무)중의원의원,조총련계 기업 신일본산업 등이 가네마루의 북한 커넥션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4일 「불신의 명세서」라는 연재기사에서 『일조외교는 상거래와 같다』는 제목으로 가네마루와 대북한거래 의혹을 보도했다.
이 신문은 90년 9월 가네마루가 다나베 마코토(전변성)당시 사회당 위원장과 북한을 방문,자민당·사회당·북한노동당간 3당선언을 함으로써 북한과 일본외교가 새국면을 맞게 됐으나 그 이면에는 이권이 짙게 깔려 있었다고 밝혔다.
즉 국교정상화후 북한이 받게될 거액의 보상금을 노린 종합건설업체와 그 중간에서 북한의 대일창구로 구전을 먹으려는 가네마루가 깊게 얽혀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가네마루를 통해 일본과의 수교교섭을 앞당기는 한편 거액의 보상금으로 어려운 경제를 회복시키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91년 10월23일 박경윤이 띄운 전세기로 북한을 방문한 관광객중에는 종합건설회사중역과 사원,가네마루의 북한창구 실무를 맡고 있는 노나카의원,등으로 구성된 건설시찰단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이 작성한 시찰결과 검토자료에는 『가네마루선생의 지도가 있으면 바로 일본의 대북한경제협력이 실현되는 것 아니냐라는 북한측의 시사가 있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보도했다.
이들 건설시찰단이 북한을 방문한 다음달 자민당으로부터 비공식적으로 북한에 대한 기계식 전화교환기 불하요청을 받은 NTT가 통신업계 간부들과 함께 북한방문길에 올랐다. 이때 이 일행에는 가네마루의 둘째 아들로 비서일을 보면서 각종사업을 하고 있는 신고가 끼여 있었다.
한편 월간지 『재계전망』 6월호는 「가네마루와 북한 골재수입 의혹」이란 특집기사를 통해 북한 이권과 관련된 가네마루 인맥을 추적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가네마루의 대북한 창구는 다나베 전사회당위원장과 금강산국제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경윤이다.
다나베 전위원장은 가네마루가 북한과의 국교교섭에 적극 나서도록 부추긴 인물로,일본 정계에서 비록 당은 다르지만 가네마루의 맹우로 불린다. 박경윤은 88년 9월 북한을 방문,북한과 출자비율 50대 50의 금강산국제무역회사를 세운 뒤 금강산국제관광회사·금강산국제항공·금강산주식회사·고려은행 등을 잇따라 설립했다. 그는 김일성·김정일부자와 긴밀하고도 강력한 커넥션을 만들어 북한의 대일경제교섭을 전담하고 있으며,금강산국제관광회사는 북한 입국비자 발급을 대행하고 있을 정도다.
별다른 외화획득 수단이 없는 북한은 무진장인 하천골재를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으며 가네마루의 차남 신고가 이에 깊숙이 관련돼 있다고 이 잡지는 밝혔다.
지난해봄 일본을 방문한 북한정권의 실력자인 김용순노동당비서의 브레인 송일호는 『일본과의 통상권리는 가네마루가 지정하는 인물에게 맡긴다』고 밝혔다. 이 잡지는 가네마루가 지정하는 인물이 바로 차남 신고임에 틀림없다고 전했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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