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태극마크 10여년의 「작은 거인」전병관 재산가로 일어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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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축구·야구 등 인기종목의 스포츠스타만 돈방석에 앉는 게 아니다.
비 인기종목인 역도에서도 남부럽지 않은 부와 명예를 거머쥔 스타가 있다.
주인공은 「작은 거인」전병관(24·해태음료)이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한국역도사상 처음 금메달을 들어올린 전병관은 이제 상당한 재산가가 됐다.
전병관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물론 고난의 연속이었다. 우선 종목특성상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기록을 경신하는 등 재미가 없는 종목이다.
또 오로지 말없고 표정 없이 무거운 쇳덩이를 십여 년째 들어올리느라 지루하기도 하다. 거기에 체중감량의 고통이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든다.
이 같은 대표팀 합숙생활만 오는 10월로 만10년째 된다. 지난 84년11월 당시 전북진안 마령중 3학년 때 대표선수로 발탁된 후 한번도 대표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러던 전병관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드디어 해냈다. 역도56㎏급에서 전보다 더 무거운 바벨을 드는 선수는 세상에 없다.
전은 올림픽 금메달의 대가로 당시 후원사이던 해태로부터 1억원의 격려금을 받았다. 또 노태우(노태우)대통령으로부터 5백만원, 고향인 전북 유지들로부터 3백만원 정도의 성금을 받았다.
전은 이에 앞서 지난 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덕분에 몇 천만원의 격려금을 받아 고향의 아버지가 약간의 논을 사는데 보탰고 상당액은 예금으로 관리해왔다.
그러던 전병관이 지난달 소리소문 없이 잠실에 커다란 집을 한 채 샀다. 57평의 3층 짜리 건물로 3억5천만원을 들였다. 전은 『그 동안 훈련이 없는 날에는 반포의 외숙 집에서 기거했는데 이제나이도 들고 앞으로 생활도 설계해 집을 장만했다』고 말했다.
전은 마령의 고향동네에 땅도 상당히 샀다. 자그마치 논이 1백마지기(2만평)에 밭도 1만평 가까이 된다. 아버지는 재래식 농기구로는 경작이 어려워 몇 년 전부터 트랙터·콤바인 등을 장만해 현대식 농사를 짓는다.
전은 지난해 6월 해태음료에 입사했다. 현재 받는 월급여가 57만원에 월 훈련수당이 24만원으로 도합 81만원을 해태로부터 받는다. 이와 별도로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도 월1백40만원(연금점수 2백17점)의 연금도 받는다.
전병관은 세계역도연맹이 올해1월부터 체급을 바꾼 관계로 고민이 생겼다. 그 동안 56㎏으로 참가해 왔는데 이 체급이 없어지고 대신 59㎏급이 생겼다.
여기에는 세기의 라이벌인 중국의 류소빈과 서울올림픽 52㎏급 금메달리스트 마리노프(당시불가리아·이후 호주망명으로 올해부터 출전징계 풀림)가 체급을 올려 맞불게 돼 있기 때문이다.
『연습만 열심히 한다면 누가 나와도 자신 있습니다. 상대는 저 자신이니까요』전은 제1회 동아시아대회(9∼18일·상해) 에 출전하기 위해 오는 5일 출국한다. <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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