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유출 전면 재수사/검찰/11개과목 이상 빼낸 것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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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김 장학사 은닉”이규환씨 구속
대입학력고사 정답유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24일 구속된 김광옥장학사(50)가 검찰조사 과정에서 91년 입시 당시 학부모 한승혜씨(51)의 맏딸과 둘째딸에게 9개과목 정답을 빼내주었다고 진술했으나 확인 결과 두딸의 사회·제2외국어 선택과목이 서로 달라 적어도 11개과목 이상의 정답을 유출한 사실을 밝혀내고 김 장학사를 상대로 재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당시 김 장학사가 한씨의 두딸에게만 정답을 빼내주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9개과목의 정답만 유출했다고 진술했으나 실제로는 학력고사 27개 과목의 정답을 모두 빼내 「정답장사」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 조사 결과 한씨의 맏딸과 둘째딸은 91년 전기대 입시에서 제2외국어는 일본어와 불어를,사회과목은 지리와 세계사 등을 각각 선택해 김 장학사가 빼내준 정답으로 시험을 치른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또 김 장학사 소유의 서울 수유동 영빈장여관을 임대운영하고 있는 이규환씨(40)가 김 장학사 부부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는 한편 수사 진행상황 등을 수시로 알려주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24일 밤 이씨를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난 17일 오후 8시쯤 김 장학사로부터 『숨어있을 곳을 마련해달라』는 전화연락을 받고 승용차를 몰고 충남 천안으로 내려가 김 장학사 부부를 강원도 속초시내 친척집에 이틀동안 숨겨준 혐의를 받고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김 장학사가 정답메모지를 호텔로비에서 전달하는 과정에서 김 장학사의 부인이 아닌 제3의 인물이 이를 건네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당시 김 장학사와 동반했던 국립교육평가원 보안요원 이모씨(45)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정답뿐만 아니라 문제지까지 유출되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주)대한교과서 고사2과장 박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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