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건설 문화재보존|「천진암 성역화」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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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천주교의 발상지로 성역화를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광주군퇴촌면우산리 천진암 일대가 조선 초기 관요(관요)였음이 최근 확인돼 성당건설을 강행하려는 천진암성역화위원회(위원장 주임신부 변기영)와 문화재 관리국간에 문화재 보존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제2라운드를 맞을 조짐이다.
문화재관리국은 지난 19일 현지에서 진홍섭(문화재위원) 정양모(국립박물관장) 윤용이(원광대교수)씨등으로 지도위원회를 열고 우산리 2호의 발굴조사결과를 검토한 끝에▲이 지역이 조선시대 초기 상감백자 도요지임을 확인할 수 있는 관련유물들이 출토되었으며▲추가발굴은 발굴에 따른 사고위험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고▲인근지역에 유사 도요지가 산재해있는 점등을 감안, 기념표석설치등 보존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천주교 천진암성역화위원회 변기영신부는 이 지역에 3만평규모의 대성당을 짓는다는 이유로 사적지지정(제 314호, 85년 11월7일자)을 해제해줄 것을 지난 91년말 문화재관리국에 신청했는데 문화재위원회에서는 발굴조사 후 그 결과에 따라 이 문제를 검토키로 결정한바 있다.
변신부는 이에 대해 『문화재당국에서 성당을 짓지 말라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역사의 보존도 중요하지만 미래 1백년을 내다보는 문화정책이 필요하지 않은가』라며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방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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