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전세 살며 아파트 장만했는데… 현금 불리고 싶거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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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Q : 30대 후반의 직장인입니다. 현재 전세를 살고 있지만 내년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가 있기 때문에 현금 자산을 불리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 전세를 그대로 사는 것이 좋은지, 내년에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A : 성씨는 부인과 세 살 된 자녀를 두고 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지만 월급으로 모은 돈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서울 금호동에 105.6㎡(32평형) 아파트를 마련해 내 집 마련에 대한 고민은 해결됐다. 성씨는 앞으로 생기는 소득을 공격적으로 투자해 3년 내 5000만원을 만들고 싶어 한다. 또 금호동 새 아파트에 입주할지, 아니면 이 아파트를 전세 주고 그 자금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을지 문의해 왔다.

 
# 새 아파트에 입주해 비과세 요건 채워라

 성씨의 금호동 아파트는 8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지하철 3호선 옥수역이 도보로 10분 거리고 강변북로·동호대교·한남대교를 이용한 강남북 진출도 쉽다. 아직은 낙후돼 있으나 재개발 추진이 활발해 인기 주거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성씨 아파트는 시공사 브랜드도 좋고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금호동 아파트 전세금은 2억5000만∼3억원이다. 성씨는 현재의 전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금호동 아파트를 전세 주고 이 돈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싶어 하지만 빚이나 다름없는 전세금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투자에 있어 단기 고수익을 노리는 것은 금물이다.

 아직은 자녀가 어려 당분간 또 다른 내 집 마련에 욕심 부릴 필요가 없다. 따라서 현재의 전세가 만기되는 대로 금호동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이 여러 모로 유리하다. 처음 살 때보다 가격도 많이 올랐고, 향후 더 오를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입주해 1가구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3년 이상 보유, 2년 이상 거주)을 채워 양도세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크면서 교육 환경에 맞춰 이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성씨가 이사해야 할 때 부담 없이 옳길 수 있어야 한다. 또 새 아파트를 처음부터 전세를 주면 관리 소홀로 금방 낡기 쉽다. 성씨의 직장이 강남이므로 출퇴근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거 안정은 금전적인 보상 이상의 심리적 안정을 가족에게 준다.

 
# 목표별 준비 상황을 점검하라

 성씨의 현재 저축률은 56%로 외벌이 가정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부부 용돈과 교육비를 포함한 지출은 44%로 더 이상 지출을 줄일 여지는 없어 보인다. 이미 내 집이 있으므로 향후 재무 목표는 자녀(3세) 교육비 마련과 부부의 풍요한 노후 준비가 될 것이다. 자녀 교육비는 사교육비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지만 평균적으로 대학 교육을 마칠 때까지 1인당 1억원 정도가 든다. 성씨의 경우 아이가 세 살이므로 19세까지 남은 기간 16년에 교육비 인상률을 7.5%, 투자수익률을 7% 정도로 잡고 매년 36만원씩 투자하면 대학 교육까지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성씨는 매월 30만원씩 교육비 마련용으로 적립하고 있으므로 6만∼10만원을 추가 적립하면 된다.

  성씨의 은퇴 예상 시점은 55세. 은퇴 이후 남은 기간은 30년 정도다.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현재 가치로 월 200만원으로 잡고 물가상승률을 4%, 투자수익률을 7%라고 하면 매월 161만원 투자 시 현재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노후 대비용으로 161만원을 별도로 적립할 필요는 없다. 은퇴 자금은 연금을 통해 전액 준비할 수도 있지만 국민연금이나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므로 노후 대비 연금은 현재 수준(40만원)으로 하고 나머지 필요액은 다른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는 것이 좋다.

 
#5000만원 마련에 집착 말라

 3년 후 5000만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교육·은퇴 준비 이외의 단기 목표다. 매월 120만원 정도를 적립식 펀드(연 수익률 7% 가정)에 투자하면 5200만원이 된다. 그러나 자녀 교육자금, 보장성 보험, 연금보험 등에 투자하고 남는 저축 여력은 80만원 정도다. 따라서 5000만원을 만들기 위해 별도로 120만원을 적립하기보다 80만원과 향후 소득 증가로 늘어나는 금액, 금호동 아파트 입주 후 현재의 전세금을 투자하는 정도면 된다. 5000만원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자녀 교육, 노후 계획까지 흔들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 입주 후 생기는 1억2000만원은 장기 투자가 가능한 여유 자금이다. 나이로 볼 때 소득이 향후로도 지속적으로 생길 것이기에 국내 시장과 신흥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한 국가에 편중 투자하지 말고 지역별 분산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해외 시장에 비해 주식시장 흐름을 잘 알 수 있는 국내 주식 펀드에 50% 이상 투자하고, 나머지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시장이나 에너지·광업주 등에 분산 투자한다.

 ◆이번 주 자문단=조성환 미래에셋생명 재무컨설팅본부장, 탁현심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이택주 알리안츠생명 여의도 PA지점 부지점장,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팀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신문지면<상담신청=팩스:02-751-5552 e-메일:hyeree@joongang.co.kr> 또는 yonnie@joongang.co.kr>, 효율적인 상담을 위해 본인 연락처와 자산 현황, 월 현금 흐름, 상담 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중앙일보-이화여대 파이낸셜 플래닝 센터’ 상담신청=전문가를 만나 재산 리모델링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은 e-메일 fpc@ewha.ac.kr이나 센터 전화 02-3277-4497(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로 하시고, 상담절차는 홈페이지 http://home.ewha.ac.kr/~fpcenter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단, 상담을 받으려면 ‘위 스타트 운동’에 10만원(계좌 외환은행 068-22-01286-6, 예금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을 후원해야 합니다.

■알림 : 재산 리모델링은 자문단의 휴가로 한달간 쉽니다.

정리=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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