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전자업체 "LCD TV 한판 붙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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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화면(LCD) TV로 대표되는 첨단 TV제품이 올해 세계 가전시장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본의 샤프전자.소니.파나소닉, 네덜란드의 필립스 등 기존의 유명 메이커들 외에 미국의 PC회사인 델과 게이트웨이.휼렛 패커드가 뛰어들고, 세계 2위의 휴대전화 메이커인 모토로라와 TV에서 사실상 손을 뗐던 웨스팅하우스까지 가세하고 있다. 프린터로 유명한 엡손과 모니터 전문회사인 뷰소닉, 벤큐도 진출을 선언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로라하는 세계 정상급 회사들이 LCD TV 등 평면 TV시장에 몰려들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가격도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면 TV시장 규모는 2003년 2백90억달러에서 2006년 6백20억달러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시장조사 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예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시장조사 회사인 IDC의 밥 오도넬 이사는 평면 TV시장을 미 서부 개척시대의 금광 찾기에 비유하고 있다. 이익이 많이 남고, 빠른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LCD TV가 지난해 세계 TV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2.4%(3백40만대)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5%에 이르고 내년에는 8.3%, 2007년엔 14%(2천7백50만대)에 달할 것으로 IDC는 전망하고 있다.

오도넬 이사는 기존의 음극선관(CRT) TV를 대체하기 위한 수요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고, 업체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이게 다시 더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4백만원 안팎의 30~39인치 LCD TV는 앞으로 3년 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한 모토로라는 8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국제 가전제품 쇼(CES)'에 첫 LCD TV(15~46인치 10개 모델)를 출품할 예정이다. 모토로라는 평면 TV를 올해 먼저 중국 시장에서 판매한 다음 미국으로 들여온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도 이번 전시회에서 LCD TV로는 세계 최대인 57인치와 PDP TV로는 최대인 80인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는 55인치 LCD TV와 76인치 PDP TV를 출품한다. 첨단 TV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은 고선명 프로젝션 TV용 칩세트 개발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LCD TV 판매 세계 1위인 샤프전자는 올 상반기에 30인치대 판매에 주력하다 하반기에는 45인치 제품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도시바는 현재의 LCD TV보다 화질이 더욱 개선된 30인치대의 차세대 LCD TV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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