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실무 김화진은 누구인가/김용진씨 동생 친구로 경원대 실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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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청사 3년만에 학생처장… 고속승진
미국으로 출국해버린 김용진 전재단이사장의 지시로 경원학원 입시부정의 총실무역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김화진 전기획실장(42·경원대 건축학과교수)이 15일 자수해옴으로써 경원학원 비리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종구 전경원전문대 교학처장(56·구속중)은 『김씨가 재단사무국장으로 있던 91년 입시에서 김씨를 통해 재단에 부정입학 사례금 10억원을 입금했으며 김씨 자신도 50여명의 부정입학을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김용진 전이사장의 동생이자 재단이사인 김모씨의 K고 단짝으로 85년부터 학내 주요보직을 맡으면서 실세로 떠올랐다.
82년 경원대 개교와 더불어 강사로 출발한 김씨는 3년만에 학생처장,이듬해인 86년에는 기획실장에 올라 주위를 놀라게 했다.
H대 출신의 김씨는 학교내에서 고교·대학동창인 P,K교수 등과 더불어 주요보직을 돌아가며 맡아와 교수들 사이에는 「김화진사단」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학교에서는 이들이 「학교발전」을 내걸고 김씨의 주도로 조직적 비리를 저지른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김씨는 재단사무국장으로 있던 89년초 학내사태로 잠시 물러났으나 90년 9월 설립자인 김동석 전총장 사망후 부인 김용진이사장이 들어서자 다시 재단사무국장과 대학건설본부장을 맡아 중용됐다.
이후 91년 10월 학교가 현재단으로 넘어가면서 「김씨 사단」은 물갈이 당했다. 김씨는 명강의에다 박력있는 교수로 학생들간에는 꽤 인기가 있었으나 교수들간에는 주요보직을 자기사람들로 채우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는 불만을 샀으며 교수채용,입시부정에 깊숙이 관련됐다는 비난의 표적이 됐었다.
학교 관계자들은 김씨가 가난한 집안 출신답지 않게 부유층 행세를 하며 사생활이 복잡했다는 점을 들어 학내비리와 관련,상당한 「잇속」을 챙기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씨는 현재 경찰에서 자신의 핵심역할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진은 김씨를 통해 입시부정의 구체적 수법과 규모파악 등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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