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Story] 방송·통신 융합시대 … 통신 업체 무한 변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또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인 싸이더스FNH와 드라마 제작사인 올리브나인에 지분 투자를 했다. 최병만 KT 미디어사업담당 상무는 “IPTV 사업의 승부는 양질의 콘텐트를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각 분야의 선두 콘텐트 업체와 제휴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이에 뒤질세라 발 빠르게 세(勢) 규합에 나섰다. 먼저 케이블TV 업체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T브로드·씨앤엠·CJ케이블넷 등 대형 케이블TV 업체와 손잡고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또 이달 초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인 IHQ에 추가 투자했고 IHQ의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의 지분 66.7%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자회사인 TU미디어의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이동방송) 서비스와 휴대전화를 결합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수순이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SK텔레콤과 KT가 콘텐트의 블랙홀로 부상하고 있다. 한 해 1조원이 넘는 이익을 내는 SK텔레콤과 KT는 자본력이 튼튼한 만큼 인기 있는 콘텐트 업체의 인수엔 언제나 적극적이다. 국내 영화·콘텐트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M&A)설이 나올 때마다 두 회사는 인수 후보자로 빠짐없이 언급된다. 콘텐트 업체도 통신 업체와 제휴하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그만큼 넓어져 거대 통신 업체의 유혹이 달콤하기만 하다.

 박팔현(통신산업담당)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KT가 드라마와 영화를 감상하면서 궁금한 것을 바로 네이버에서 검색할 수 있게 하거나 SK텔레콤이 엔터테인먼트 콘텐트 서비스 체제를 갖추면서 이들은 단순한 통신 업체에서 종합정보통신서비스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통신 업체들도 제휴에 팔을 걷고 있다. 집안 TV로 영화·드라마를 보는 하나TV 서비스를 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은 지난해 영화사인 시네마서비스의 지분 3.7%를 인수했고 음악포털 벅스와 제휴했다. 9월께 계열사인 LG파워콤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VOD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LG데이콤도 콘텐트 확보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통신·방송 서비스를 묶어 파는 결합 서비스 시장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미래미디어연구소 이찬구 책임연구원은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IPTV·위성DMB 등 콘텐트를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 수단은 확대되는데 거기에 담을 콘텐트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앞으로 통신 업체의 콘텐트 확보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배 기자, 이현택 인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