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치아 수명을 늘리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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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치과의사협회가 OQ와 ‘자가진단용 치아수명 곡선’을 개발해 국민 치아건강관리를 위한 ‘돌보미’로 나섰다. 한국인의 치아관리 수준은 후진성을 면치 못한다. 피부관리와 성형으로 외모를 가꾸고, 매년 값비싼 정기검진을 받고 있지만 정작 구강검진을 위해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는 사람은 6%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민의 구강건강 점수도 낙제점. 치과의사협회가 오랄-비의 후원으로 개발한 OQ와 치아수명곡선은 현재의 구강상태를 자가 진단해 나이가 들었을 때 자신의 잔존 치아를 계산하는 것. 치아수명(Oral-Age)을 늘려 늙어서도 자신의 이를 오래 쓰도록 하자는 취지다.

 중앙일보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OQ와 치아수명곡선을 활용한 대국민 구강건강 캠페인을 벌인다. 치아 관리가 필요한 4명의 자원자를 선정, 현재의 치아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어떻게 구강건강을 관리할 것인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함으로써 OQ를 높이는 것이다.  

 ◆우리나라 치아 건강 수준은=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6년 국민의 구강건강 실태는 여전히 바닥권이다. 국제 비교 지표인 12세 아동의 충치 치아수가 2.2개로 나타난 것. 이는 2003년 3.3개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지만 선진국(OECD국 평균 1.6)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어릴 때 부실한 치아 관리는 나이가 들면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45∼54세 중년 나이에 이미 55%가 자신의 구강상태가 나쁘다고 인식했고, 65∼74세 노인에 이르러선 53%가 저작 불편을 호소했다. 한국 노인의 잔존 자연치아 수는 평균 17.2개. 이에 따라 의치의 필요성을 호소한 노인은 35.3%나 됐다.

 구강관리 첫 번째 수칙인 칫솔질은 얼마나 할까. 8세 어린이의 점심 직후 칫솔질 실천율은 27%에 불과했다.
 부실한 구강질환 관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막대하다. 2005년 건강보험급여비의 4.1%(1조275억원)가 치아 치료를 위해 지급됐다.

비보험을 포함하면 환자가 지급하는 치과 진료비는 연 3조∼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근로손실 889만 일, 경제손실 비용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손정렬 이사는 “구강검진과 교육을 강화하고, 예방과 조기 치료 위주의 정책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국가 의료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Q 왜 필요한가=치아는 통증이 시작되면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조기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치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OQ는 국민의 건치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만들어졌다. IQ나 EQ처럼 지수를 높여 평생 건강한 내 치아로 살아가자는 것이다.

 치협은 자가진단용 치아수명 곡선도 개발했다. 현재의 구강상태, 즉 병들지 않은 건전치아와 남아 있는 자연치아의 수를 파악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몇 개의 이가 남아있는지 알아보는 예측 도구다. 치아의 문제를 스스로 파악해 예방 또는 조기치료를 유도하는 이른바 충격요법이다. 현재의 생활습관을 점검해 미래의 수명을 예측하듯 치아의 건강한 행동과 습관을 교육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치협은 앞으로 ‘치과 병·의원용 구강연령 추정 모형개발’을 개발, 환자에게 적용할 예정이다.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나=젊은 층과 중년층 2명씩 참가했다. 모두 충치 치료 외엔 치과 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을 정도로 치아의 건강에 대해선 무심했다.

김효건·최수진씨(블루팀)는 아직 20대로 대체로 건강한 치아의 소유자. 하지만 검사 결과는 플라크가 많고, 활동성 세균이 번식하고 있어 치아의 수명은 오래 갈 것 같지 않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레드팀의 장경숙·장형균씨는 벌써 잇몸병이 시작됐다. 장경숙씨는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나오고, 장형균씨도 큰어금니 부위에 잇몸 염증이 있어 잇몸뼈가 녹아 내리고 있었다. 조기치료를 방치할 경우 몇 년 새 이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참가자들의 이를 치아수명곡선으로 살펴 본 결과 그나마 가장 건강한 사람은 41세인 장형균씨로 나타났다. 현재 치아수로 판단된 개인 구강상태가 3퍼센타일을 보여준 것.
이는 구강건강 순위가 100명 중 3위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열악한 사람은 최수진씨로 현재 치아 수로 본 구강건강 상태가 50퍼센타일, 건전 치아 수로는 25퍼센타일에 속했다.

고종관 기자

※오랄-비는 KDA와 함께 건강한 치아를 위해 노력합니다. 오랄-비 홈페이지(www.oral-b.co.kr)에 들어가시면 OQ캠페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세대 치대병원 김백일 교수 인터뷰

 

-자가진단용 치아수명곡선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많은 사람이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해 자신의 치아를 일찍 상실하고 있다. 사후약방문에 의한 불편함은 물론 국가적 손실도 크다. 치아 수명을 늘리는 일은 국민 구강보건 사업에 가장 큰 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개발했나.

 “2000년 국민 구강건강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소아과에서 사용하는 성장발육 곡선을 응용했다. 연령에 따른 현재 치아 수와 건전 치아 수를 일곱 가지 종류의 퍼센타일 곡선으로 단순화했다. 현재치아와 건전치아를 파악하면 미래의 내 치아가 얼마나 유지될지를 아는 것이다.

 -현재치아 수와 건전 치아 수의 의미는.

 “현재치아 수는 구강 내 현재 존재하는 치아의 총 합계다. 임플란트를 한 이는 제외된다. 또 건전치아 수는 구강 내 충치가 있거나 충치 치료를 한 흔적이 전혀 없는 깨끗한 치아의 총 합계다. 현재치아 수는 40∼50대 장년층의 구강건강 상태를 아는 데 의미가 있고, 건전 치아 수는 20대의 구강관리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치아수명은 어느 정도인가.

 “40대 이후 현재 치아 수가 급격하게 벌어진다. 전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 치아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80세의 한국 남성은 10개의 치아만을 유지한다. 구강건강에 대한 더 적극적인 관심과 정기적인 검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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