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 노벨상 받게 우리 네트워크서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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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이제는 한국어로 작품을 쓴 한국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작가 혼자 잘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출판사가 잘 해야 하고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지영석((池永碩.43) 랜덤하우스 아시아 회장은 6일 랜덤하우스 중앙 합작법인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 최대 단행본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작가를 세계에 소개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池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에 관심을 가진 까닭은.

"한국에 진출해 한국어로 만든 책을 출판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작가 발굴에 관심이 있다. 미국 작가가 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독일 작가가 유럽에서 잘 팔리듯, 한국 작가도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시장에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처럼 앞으로 한국 만화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할 수도, 중국 작가가 한국에서 각광받을 수도 있다."

-랜덤하우스의 네트워크는 어떻게 이용하나.

"일례로 지난해 출범한 일본의 합작법인 '랜덤하우스 고단샤'의 경우 기리오 나쓰오라는 여류 작가의 작품 '아웃(Out)'을 번역해 세계 시장에 내놨다. 일본 출판사들이 해외 지사 운영만으로는 이룰 수 없던 일이다. 문학상 심사위원에게만 몇 부 돌리는 수준의 번역이 아닌, 독자들이 직접 책을 읽고 감동을 얻을 수 있게 제대로 된 출판물로 한국 작가를 소개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던데.

"랜덤하우스의 장기적인 계획은 10개 언어권 중 적어도 7개 언어권에서는 선도적 출판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영미권.유럽에서는 성과가 있었다. 단행본 시장으로만 보면 일본은 세계 3위, 중국은 7위, 한국은 9위 내지 10위다. 세 나라를 잇는 '동아시아 콘텐츠 트라이앵글'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 작가를 발굴하겠다고 했는데.

"나는 미국에서 태어난 재미 한국인이다. 아버지가 외교관이라 일본.프랑스에서도 살았다. 재미 한국인 가운데 이창래씨처럼 글을 잘 쓰는 소설가는 나왔지만, 아직 한국어로 글을 써 세계에서 각광받는 작가가 없는 것이 아쉽다. 한국의 문화적 리더십을 세계에 알릴 기회를 만들고 싶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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