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식 보급에 국민들 애착 식어”「아사달」「사임 당」「한빛 」등 신품종 길러내&&『무궁화대전·도감』6권 펴낸 류달영 박사|평생 연구한 생태· 재배방법등 사진곁들여 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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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나라꽃」무궁화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무궁화 전집 6권이 최근 출간됐다.
별로 화려한 아름다움을 자랑하지도 않는 무궁화에 대해 웬 할말이 그리도 많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은 일생동안 무궁화를 연구해온「무궁 화할아버지」류달영박사(83)가 자신이 일생동안 알아낸 무궁화의 모든 것을『무궁화대전』5권과 무궁화도감1권등 모두 6권에 담아낸것.
국내 최대의 무궁화전집을 펴낸 류박사는 서울대농대교수 30년을 포함해 일생동안 꽃을 연구해온 화훼원예학자.
노학자가 85년 창립해 이끌어온 한국무궁화연구회에 속해 있는 25명의 편집위원이 함께 지난 2년3개월간 매달려 만든 이책은 무궁화에 관한한 타저서의 추종을 불허, 특히 자료적 가치로서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석달간 꽃이 피는 무궁하는 나무꽃중 가장오랫동안 꽃이 피면서도 매번 새 봉오리가 피어가장 신선한 꽃이기도하다』고 무궁화 예찬론을 펴는 류박사는『일반인들이 무궁화의 아름다음에 별 찬양을 보내지 않는것은 제대로 된 좋은 무궁화를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 이라고 했다.
그가『무궁화의 바이블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4백59쪽의 원색도감에는 그의 말마따나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재인식하게 하는 1백47종의 무궁화(국내종 7O,도입종 14, 외국종 63)가 탐스럽고 화려한 자태로 소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수 있는「새아침」백색꽃에 붉은 단심이 화려함을 더해주는「한얼단심」, 순백색 대형무궁화인「배달」외에「소월」「옥토끼」「눈보라」「사임당」등 모든 종류에 이름을 붙여준 것도 그가 일생동안 해온 일이다.「배달」「아사달」「한빛」「사임당」등의 무궁화 품종들은 류박사에 의해 육종되고 이름 붙여진 것들이다.
5권으로 이루어진『무궁화대전』에는 무궁화의 생태및 생리, 식· 약학적 가치, 재배방법에서부터 문헌과 언론에 나타난 무궁화, 해외동포의 조국애와 무궁화의 관계, 문학속에 나타난 무궁화 얘기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기술돼 있다.
류박사가 이 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제시대 민족의식의 심벌로 여겨졌던 무궁화가 수난을 당해 전국의 해안이나 섬지방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되면서부터.
그는 해방후『온국토에서 무궁화를 다시 꽃피게 해야겠다』 는 사명의식에서 무궁화 종자의수집과 교배, 육종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다는것.
전국을 돌아다니며 자생 무궁화를 수집하고 세계 곳곳의 무궁화를 들여오기도 하면서 색깔과 화형이 아름답고 추위와 병충해에 강한 무궁화를 만드는데 일생동안 노력해온 그는 『품종이 좋지 않은 무궁화가 마구잡이로 보급된후 방치돼 무궁화에 대한국민들의 애착이 덜한것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지난79년『나라꽃 무궁화』라는 책을 펴냈고 다시 83, 87년 중판을 내기도 한 그는 85년 서울대 제자들을 주축으로 전국 화훼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한국무궁화연구회를 조직,무궁화 연구의 저변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17년전인 지난 76년 서울대에서 은퇴했지만 그는 팔순이 넘은 지금도 전국농업기술자협회등 10여개 단체 회장을 맡고있다.
「매일 콧속을 소금물로 청소한 덕에」건강과 활력이 유달리 돋보이는 이 노학자는 부인 이창수씨(85)와의 사이에 둔 서울대농대 출신 4자녀와「동문가족」을 이루고 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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