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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장·투자기관장 인사 뒷얘기(초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낙하산 인사 반대 금융계/막판 「강수」로 허찔려/군 출신이 맡던 유개공 등 문민화/한은부총재 기은행장 영전해 「적체」숨통 트일듯/광진공·토개공 등 정치적 배려 대통령 측근 기용
새정부의 조각 이후 한달을 끌던 경제부처 1급과 산하기관 인사가 26일 마침내 뚜껑을 열자 각 부처는 모두 『이 정도의 인사를 하려면 왜 그리 시일을 오래 끌었느냐』며 의아해하는 분위기.
○외환은 노조 성명
○…국책은행장들이 끼어있어 가장 관심을 모았던 재무부 산하기관 인사는 대체로 「예상」을 깨지 않았다는 사후 관전평.
한은총재의 전격 경질 이후 관심의 핵이 되어왔던 은행감독원장과 외환은행장 자리는 은감원장의 경우 「두사람중 하나」로 진작 압축되었었으나 노조가 성명을 내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외환은행장은 뜻밖의 「강수」로 허를 찌르는 인사가 단행돼 앞으로의 상황전개가 자못 주목되고 있다.
이와함께 이번 재무부 인사는 꼭 필요한 최소한의 인사라는 「절제의 분위기」가 특색인데,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있을 재무부 국장급 인사에서도 이 인사원칙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주변에서는 예측.
○임원 1명 공석
○…한국은행은 아쉬움과 반가움이 엇갈리는 분위기.
은행감독원장·주택은행장·수출입은행장을 재무부 출신이 차지하자 아쉬워 하는 반면 그동안 상업은행 등 행장자리가 비는곳마다 거론됐던 이우영부총재가 드디어 중소기업은행장으로 나가자 그나마 인사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
한은의 후속인사로는 신복영은감원부원장이 부총재로 옮겨가고,장기오수석부원장보가 부원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따라 임원자리가 하나 비는데 지난번 인사에서 한은쪽의 조사2부장이 승진했으므로 이번에는 은감원 몫이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런 관측과 함께 60∼64년 입행간부들 몇명이 후보로 거론.
○금융자율화 외쳐
○…유난히 금융자율화가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를 중심으로 외부인사 영입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금융계는 외환은행장과 중소기업은행장 내정자가 외부인사로 결정나자 앞으로 취임이나 주총과정에서의 노조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중소기업은행은 그동안 국책은행중 유일하게 자행 출신 행장을 배출하지 못했다며 낙하산인사 배격 서명운동을 벌여왔고,외환은행 노조도 내부 행장기용을 위해 직원들이 모금을 하고 일간신문에 광고를 냈으며 본점 건물에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었다.
○자체승진에 만족
○…상공자원부의 인사는 「막판 낙점 변경」으로 인해 26일 오후 타부처보다 훨씬 늦게 발표되는 등 진통. 그러나 산하기관장 인사의 뚜껑이 열린 결과 상공자원부 출신 인사의 중용과 투자기관장의 자체승진,문민화로 판명되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
상공자원부는 박용도 전차관·김태준 전특허청장·장석정 1급이 각각 무역진흥공사 및 수출보험공사·석유개발공사 사장으로 기용돼 부처의 입장이 반영된데 안도하며 한전과 한국중공업 사장도 자체승진된데 의미를 부여.
또한 군출신이 맡아왔던 광업진흥공사와 석유개발공사 사장이 문민화된 것도 다행이라고 받아들이면서도 광진공 사장에 정치인인 조종익씨가 온 것은 「청와대 몫」으로 보아 떨떠름한 분위기.
가스공사 사장은 「YS 몫」이 돼 경남 출신인 박청부씨가 내정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 장관 건의 수용
○…건설부 산하 4개 공사,2개 연구기관의 기관장·감사 인사에서 이달초 건설부를 떠났던 박규열 전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과 이재명 전차관보가 각각 도로공사사장·건설기술연구원장으로 기용되는 등 건설부 관료 출신 6명이 대거 발탁되자 건설부 직원들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
특히 박 전상임위원이 종래에 으레 군장성 등이 임명되던 비중있는 도로공사 사장에 발탁된 것을 놓고 직원들은 연줄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궁금해 하면서도 취임때 건설공무원의 신변을 최대한 보호하겠다고 밝힌 고병우장관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겠느냐고 말하기도.
그러나 토개공사장과 주공사장에 임명된 김우석 전민자당의원과 박부찬 전부산시장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배려가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나타내면서 특히 김 토개공사장과 대통령의 관계를 거론,김 토개공사장이 건설행정에 전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기도.<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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