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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관 서울백병원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대학병원 과장쯤 된다면 으레 높은 소득에 씀씀이도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인제의대 부속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서홍관과장의 소득수준은 대기업 과장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대학병원 근무를 택한 것은 직업의 보람이란 수입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일에 대한 만족에서 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환자도 보면서 원하는 연구활동도 할 수 있는 대학병원의 자리는 그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는 이전에 인턴을 마치고 레지던트과정에 들어갈 당시 가정의학과를 선택한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당시 가정의학과는 레지던트과정은 있어도 정작 전문의제도는 아직 도입 되지않은 상태였다. 그래도 굳이 가정의학을고집한 것은 사람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해야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금전적인 것은 전공과목과 직업선택의 요인으로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그는 돈을 쓸때 「철저한 양면성」을 갖는다.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회원이자 민족문학작가회에서 활동하는 시인이기도 한 그는 이들 단체에 대한 회원으로서 부담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한다.
목돈이 들어가는 평생회비는 물론 특별회비·수시지원금등을 빠지지않고 낸다. 스스로 선택해서 회원이 됐으면 모임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진 범위내에서 돕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또 문학·의학관련 서적과 잡지는 돈을 아끼지 않고 사본다.
「배고픈 것은 알아도 머리 고픈것은 모르는」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단 유흥비등 자신이 봐서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쪽에는 『짜다』소리를 무시하고 절대 돈을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내집 마련을 위한 저축을 하느라 오늘도 가계부와 씨름하는 집사람 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월부 전집류나 음반세트를 팔러 오는 이전에 알았던 사람들에게 냉정할 수 있는 원동력도 여기에 있다. <채인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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