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도장 기능사 이경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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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요즘 우리는 광고홍수시대를 맞고 있다. 눈을 뜨면 TV와 신문광고를 보게 되고 거리에 나오면 셀 수 없이 많은 간판과 광고물을 만나게 된다.
하다못해 명함이나 상품로고· 기업명칭까지도 다양하고 인상깊게 우리 가슴속 깊이 파고 든다.
이들 광고들은 하나같이 이채롭고 맵시있게 마련. 그러면 이처럼 다채롭고 날렵한 글씨와모양· 색깔들은 과연 누구의 손으로 창조될까.
새로운 아이디어와 모양새, 디자인들은 서울영등포구 신길동에서 광고도장 학원강사로 근무하는 광고도장 디자이너 이경아씨(27) 등 2천3백여명의 광고도장 기능사들 손에서 탄생된다.
「광고도장 기능사」라는 자격제도가 도대체 어떤 자격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지만 이씨는 노동청산하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실시하는 기능사1급 자격을 소지하고있는 두 여성 중 한 사람. 미혼인데도 월소득이 자그마치 1백50만원을 넘는다.
벌써 1천여명의 제자를 배출한 선생님이어서 강사료도 두둑한 편이지만 짬짬이 기업체나 광고회사 등에서 의뢰해오는 로고나 판촉물등 아르바이트로 올리는 수입이 짭짤하다고 귀띔한다.
『대학에 입학한 뒤 인테리어회사를 경영하는 아빠의 권유로 광고디자인을 배우게 됐어요 . 6개월을 준비한 끝에 2급기능사 자격을 따냈지요. 아직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하나씩 새 작품이 태어날 때마다 무척 보람을 느낀답니다. 성격이 꼼꼼한 여성의 직업으로는 아주 적격인 것 같아요』
86년 이화여고를 졸업한 뒤 건국대에 입학한 그는 대학입시가 끝난직후부터 기능사 준비를 시작해 대학 1학년때 2급자격을 따낸뒤 졸업반때 1급자격까지 취득했다고 했다.
콤파스· 삼각자등 각종 도구와 재료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 예술작품과 다른 점이라고 말하는 그는 연중 두차례 실시되는 자격시험도 색채· 광고도장·광고일반·광고의장· 재료·광고법·디자인사를 포함하는 객관식 60개 문제의 60%인 36점을 취득하고 90×1백80cm 합판에 페인트로 그리는 실기를 통과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광고디자인 분야는 기능사 수요가 많아요 . 컬러TV와 패션시대를 맞으면서 디자인시장은 엄청나게 성장했지요. 제자들 중에는 네댓개의 채용약속을 받아놓고 즐거운 고민을 하는 사례가 많답니다. 학력제한도 없어요. 어설픈 대학이나 고등학교를 나와 취직 걱정을 하는 사랍들에게는 도전해볼 만한직업입니다』
광고도장의 범위는▲레터링▲현수막아치▲투시도▲컬러령▲라이팅라인▲칠공사등에서부터▲건축인테리어▲차량더자인▲조경에 이르기까지 폭넓다고 설명하는 그는 현재 1급 기능사 60여명을 포함, 2천3백여명의 기능사가 전국10만개 업소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했다.
또 관련회사도▲광고대행사▲인테리어회사▲기업 도안실▲실크스크린업등 손꼽을 수 없을정도로 많다고 했다. 특히 디자인분야에서는 정부가 공인하는 유일한 자격이어서 전문대학에 특차입학 (정원외)까지 가능하다고 자랑했다. <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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