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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정공 「사력 0.01운동」(신명나는 사회:12)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전공정서 낭비 최대로 줄여 효율 극대화/시간·거리 등 눈에 안보이는 것까지 절약
『담배 한대의 가격은 30원입니다. 만약 절반만 피우고 그냥 버린다면 15원을 쓰레기통에 그냥 버리는 셈입니다.』
지난해까지 「초관리운동」으로 산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자동차부품업체 삼원정공(대표 문학무·72)이 또 다시 새로운 경영혁신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목숨을 걸다시피하며 단 1%의 낭비라도 줄여나간다는 이른바 「사력! 0.01운동」이다.
초관리운동 아래에선 「직원들의 초당 임금은 2원,담배 한대 피울 경우 5분이 소요돼 6백원을 낭비하는 셈」이라며 담배를 피우는 시간에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담배 자체,즉 어떤 대상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여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지난해 많은 중소기업들이 쓰러지는 최악의 상황속에서도 14%의 매출액 성장이라는 눈부신 결과를 낳았고 삼성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발간한 『1초를 잡아라』라는 책이 2개월만에 4만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게 해준 「초관리운동」을 왜 그만두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수도 있다.
『초관리운동의 성과가 없었다는게 결코 아닙니다. 초관리운동이 우리 회사를 있게해준 밑바탕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기업들이 우리를 따라 초관리운동을 벌이는 등 각사가 경영혁신에 힘쓰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경쟁우위점을 유지하기 위해선 또 다른 뭔가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주2회씩 한국능률협회 주관의 「초관리운동 교육과정」에서 강연하고 있는 삼원정공의 양용식이사(47)는 『중소기업이 자칫 범할 수 있는 우가 바로 작은 성공에 만족,끊임없이 도전하지 않고 안주해 버리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삼원측은 이를 위해 지난 2월부터 매일 오전 7시부터 한시간씩 전직원들을 상대로 회사강당에서 이른바 「새벽시장」을 열어 「사력 0.01운동」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한 교육을 벌이고 있다.
교육기간은 초관리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3개월이고 5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이 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에서 조그만 운동 하나 하면서 사전교육을 그렇게 오랫동안 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바로 이점이 남들은 실패하는 경영혁신 운동을 우리는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교육을 통해 왜 운동이 필요한가에 대한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시행착오를 되도록 줄이기 위한 치밀한 사전교육,그리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먼저 불러일으켜야 실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삼원측의 생각이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경영층의 솔선수범. 실제로 삼원측은 직원들의 출근시간이 교육 때문에 7시로 앞당겨지자 부장들은 6시30분까지,이사와 사장은 6시까지 먼저 출근하고 있을 정도다.
이번 「사력 0.01운동」은 원자재·제품·전기·물 등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을 비용절감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거리·판매선·불량률 등 눈에 안보이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고있는 것이 특징. 이른바 전공정에서 낭비를 최대한 줄여 최고의 효율을 올린다는 것이다.
『이번 운동이 말은 쉽지만 분야별로 절감대상을 찾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아직도 눈에 보이는 것도 절약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해 눈에 안보이는 것까지 절약해 나갈 겁니다.』
직원들에게 너무 한계적인 능력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양 이사는 『우리 직원들은 이제 남들이 힘들어 하는 초관리운동을 시시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들 노력한만큼 대가가 돌아오고 실제로 돌아오는 과정속에서 일할 맛을 느껴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고 역설적으로 대답했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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