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인당 소득 2000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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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말 2000달러 관문을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전문가들은 애초 올해 안에 2000달러 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10%대 고성장, 위안화 절상이 맞물리면서 앞당겨졌다. 소득은 늘고 있으나 빈부 격차, 지역 경제력 차이, 부정부패가 덩달아 심해지면서 중국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환율 조정 효과도 있어=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말 GDP가 21조871억 위안으로 집계됐다"며 수정 통계치를 최근 홈페이지에 올렸다. 올 초에 발표한 잠정치보다 1464억 위안 증가한 것이다. 위안화로 표시된 GDP 수정치에 지난해 평균 환율(달러당 7.8위안)을 반영하면 1인당 GDP는 2042달러가 된다.

GDP가 이처럼 급속하게 증가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연간 10%대의 초고속 경제성장이 5년 이상 지속되면서 중국이 세계 4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점이 가장 크다. 다음으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과 이에 따른 중국의 환율 조정으로 미국 달러화로 표시하는 1인당 GDP에 '환율 효과'가 반영됐다.중국 국가통계국이 GDP 산출 방식을 2004년분부터 변경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1978년 100달러에 불과했으나 2002년 989달러에 이어 2003년 1000달러 고지를 가뿐히 넘었다. 1000달러대에서 다시 2000달러대에 이르는 데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과거 고도성장기의 일본이 6년, 독일이 9년 걸렸던 기록을 중국이 깬 것이다.

◆지역.계층 격차 등 심화=경제는 성장하지만 동부 연안과 서부 내륙, 도시와 농촌의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구이저우(貴州).칭하이(靑海)성 등 서부 내륙 지역에선 교육.의료.주거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농민과 빈민이 많다. 이들은 집단 시위 등의 형태로 불만을 적극 표출해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 광저우(廣州).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 등 대도시는 1인당 GDP가 7000달러를 넘어설 정도며, 중산층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초호화 쇼핑몰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이들은 고급 승용차와 해외 명품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구입하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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