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불구 기업기부금 급증/작년 28% 늘어 3천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쌍용경제연조사/접대비도 91년비 5% 증가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수지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준조세성 기부금과 접대비 등이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쌍용경제연구소가 지금까지 주총을 마친 12월 결산 상장법인중 금융기관을 제외한 3백7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이 지난 한햇동안 부담한 성금·의연금·정치자금 등 각종 기부금은 총 2천9백40억원으로 91년(2천2백84억원)보다 무려 28.7%나 늘어났다.
반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경상이익(2조6백7억원)은 91년보다 0.2%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돼 전체 경상이익중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91년 11.1%에서 지난해엔 14.3%로 3.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89년의 8.1%,90년의 8.6%에 비해 두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영업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같은 기부금 부담 증가는 기업들의 경영의욕을 감퇴시키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경상이익대비 기부금부담률이 89년 8.3%에서 지난해에는 14.4%로,비제조업은 6.9%에서 14%로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는 특히 지난해 매출액상위 50대기업들의 91년대비 기부금증가율(39.5%)이 나머지 51위이하 기업들(19%) 보다 훨씬 더 높아 기부금출연의 대기업집중도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총선·대선과도 무관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밀·접대·교제비 등 각종 접대성 경비도 91년 1천6백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천6백85억원으로 5%가 증가해 기부금 증가와 함께 기업들에 2중의 주름살을 지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