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재고처리 헐갑수출/마늘 ㎏당 5원까지 “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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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저장비용 절약 건조 가공방법도 모색
적정재고보다 7백여만섬이나 남아도는 쌀뿐만 아니라 양파·마늘·무·감자 등도 재고가 쌓여 정부가 헐값수출에 나서는 등 재고처리에 부심하고 있다.
14일 농림수산부에 따르면 마늘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이 적정량(40만∼45만t)보다 훨씬 많은 46만5천t에 달해 값이 폭락하자 정부가 이를 가공해 저장하거나 수매가(㎏당 1천15원)에 못미치는 값에 수출하고 있다.
말이 수출이지 거저주지 못해 돈받는 시늉만 하고 재고떨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마늘 2천8백여t을 북한과 러시아 등 7개국에 ㎏당 평균 5원에 수출했으나 세계적으로 마늘이 풍작을 이뤄 더 이상의 수출이 어려운 상태이며 이에따라 마늘을 건조시켜 부피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가공,장기보관을 꾀하고 있다.
생마늘 재고는 정부수매분 1만t,민간재고분 2만여t에 이르는데다 91년분 가공마늘의 재고가 2천여t(생마늘 1만t분)에 이르러 재고처리가 난감한 상태며 특히 5월부터는 햇마늘이 출하될 예정이어서 골치를 썩이고 있다.
정부는 이밖에 양파도 햇양파 출하기(4월)를 앞두고 지난해 재고분 2만여t을 수매,1천2백t으로 부피를 줄여 가공한뒤 장기보관키로 했다. 수매·가공에는 ㎏당 1백30원씩 모두 26억원의 비용이 든다.
이같은 조치는 농산물을 저온창고에 보관할 경우 창고 한평에 3만∼5만원(한달 기준)의 비용이 먹히기 때문이다. 한평에는 3∼4t을 저장할 수 있다.
무는 지난해 생산량이 96만2천t으로 전년(99만8천t)보다 줄었는데도 최근 경기부진으로 소비가 안돼 값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가을 무 재고가 15만t(적정재고 12만t)에 달하고 있다.
한편 88년분 묵은 쌀을 포함,재고가 1천4백만섬에 이르는 양곡의 관리비용이 연간 5천6백억원에 이르고 있어 사료용으로 처분하는 방법까지 모색하고 있으나 「국민감정」때문에 엄두를 못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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