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검증 청문회 D-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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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경선 후보 검증 청문회(19일)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검증 청문회는 이명박.박근혜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를 더 좁히느냐, 아니면 다시 벌리느냐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 검증위(위원장 안강민)의 질문에 대한 후보의 답변 내용과 태도에 따라 어느 한쪽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두 캠프도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두 캠프가 검증위로부터 미리 건네받은 질문은 상당히 공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호 검증위 간사는 "질문을 놓고 수위 조절 같은 것은 안 했다"고 말했다.

청문회 장면은 TV 생중계를 통해 국민에게 그대로 공개된다.

청문회는 검증위원 6명, 실무위원 6명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세 시간씩 이.박 후보 중 한 명을 불러놓고 질의응답을 벌인다. 누가 먼저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후보들에게 면죄부의 기회만 주는 청문회가 될 경우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만큼 검증위원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이명박 캠프는 이번 청문회를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현재 당 검증위가 이 후보 측에 전달한 예상 질문서는 20여 개 항목, 300여 개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캠프 측은 그중 이 후보의 형과 처남 등 친인척 관련 재산 문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건, 천호동 뉴타운 지정 문제, 서초동 일대 고도 제한 완화 건이 집중적으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캠프에선 판사 출신의 주호영 후보 비서실장, 은진수.오세경 법률지원단장이 며칠째 구슬땀을 흘리며 반박 논리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재임 시절 발생한 문제들은 서울시 홍보기획관 출신인 강승규 미디어 홍보단장이 답변을 고르고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이미 이 후보가 언론을 통해 충분히 해명했다"며 "질문과 답변 모두가 최근 검증 국면에서 걸러진 것이어서 지루한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박 후보의 경우 국민에게 생소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제기될 수 있다"며 "청문회가 박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근혜 캠프 측은 검증 청문회를 지지율 역전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후보가 평소 각종 의혹에 결백함을 주장해 온 만큼 그동안 불거졌던 작은 의혹까지 해소될 기회라는 것이다. 또 이 후보를 둘러싼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은 한 단계 증폭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후보 측에 전달된 예상 질문서도 5개 항목, 300여 개의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질문에 대해 율사 출신인 김재원 대변인, 법률지원단장인 김기춘 의원, 강신욱 전 대법관 등이 머리를 맞대고 답변서를 준비 중이다.

질문의 타깃은 박 후보의 측근이었던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육영재단 비리 의혹, 정수장학회 문제 등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청문회의 관심은 이 후보에게 집중되지 않겠느냐. 박 후보에 대한 질문은 성실한 답변만으로도 의혹이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캠프 측은 청문회에서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질문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검증이라기보다 자칫 인신공격에 치우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예상 질문서에는 박 캠프 측이 다소 수위를 넘었다고 판단되는 질문이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호.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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