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게임 연속 결장…이천수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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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23.레알 소시에다드)의 경기 장면을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

한국인 최초의 프리메라리가(스페인 정규리그) 선수인 그가 5일(한국시간) 2003~2004 후반기 첫 경기인 말라가전에서 또 벤치를 지켰다. 지난해 11월 2일 바르셀로나전을 마지막으로 8경기 연속 불참이다. 이날 스트라이커 코바체비치가 무릎 부상으로 결장해 이천수의 출전 가능성이 컸지만 끝내 몸만 풀다 말았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2-1로 역전승, 리그 9연속 무승(3무6패) 행진을 가까스로 막았다. 중간 순위는 20개팀 중 17위.

이천수의 장기 결장 이유는 무엇보다 성적부진이다. 그는 데뷔전인 지난해 8월 31일 에스파뇰전에서 한개의 도움을 기록한 이래 전반기 8경기에서 골이나 도움을 한개도 올리지 못했다.

언어와 문화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도 약점이 되고 있다. 이천수는 이번 경기 전날(4일) 팀 훈련에 지각했다. 훈련을 한시간 앞당겼다고 칠판에 적어 놓았지만 마침 통역이 자리에 없어 그걸 몰랐다고 한다.

드누에 감독은 "무엇보다 훈련과 언어 습득에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나무랐다. 현지 언론도 "프로 의식 부족" 등으로 비판하는 쪽이다.

경솔한 언행도 한몫 했다. 지난해 11월 한국 기자들 앞에서 "내 목표는 레알 마드리드나 유벤투스 같은 명문팀에서 뛰는 것"이라고 말해 팀이나 팬들의 반발을 살 구실을 던졌다. 현지와 국내 전문가들은 그에게 입단 초기의 자신감을 잃지 말고, 스페인어 공부와 팀내 융화에 더 신경쓰라고 주문하고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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