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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정권」시대 상징|오늘 새벽 타계 지학순주교 재야원로로 민주화·인권회복운동 이끌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12일 새벽 72세를 일기로 타계한 지학순 주교는 원주교구 가틀릭 사제로서 보다는 3,5,6공 시대를 통틀어 민주화 투쟁과 인권회복 운동의 한복판에서 재야세력을 지도한 원로중 한분으로 영원히 기억에 남을 존재다.
매스컴에 지주교의 글이나 인터뷰가 실릴때면 언제나 통치자들이 정권적 위기를 느낄때였고 그때마다 그는 어김없이 나타나 국민들이 나아갈 방향과 지침을 제시하는 목자의 역할을 해냈다.
이제 30여년만에 처음맞는 문민정부의 츨범이 개혁을 부르짖는 때에 그가 떠났다는 것은 한시대가 골났다는 의미와 함께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는게 각계의 반응이다.「원로의 부재시대」가 주는 불안감도있다.
평남 중화에서 출생한 지주교는 남북분단의 아픔을 스스로 느끼며 한평생을 살다가 결국은 통일된 조국을 못보고 세상을 떠난 이산가족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지난 85년 9월 3박4일간 고향방문단에 끼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누이동생과의 극적인 해후와 실망은 매스컴의 초점이 되었고 남북이산가족에게는 가냘픈 회망이나마 서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대변하는 극적인 장면을 만든 장본인이었다.
『이곳 북한이 천당이지 천당이 따로 있느냐』『오빠가 속아서 살았어』하는 동생의 외마디 목소리에 말없이 눈물만 흘리던 지주교의 모습은 아직도 우리의 뇌리에 생생하다. <방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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