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유명강사 인터넷 강의 전국 무료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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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1번지' '학원 1번가'로 통하는 서울 최고의 부자 동네 강남구-.

대입 학원만 4백80개 이상 몰려 있어 아파트값 폭등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눈총을 사고 있는 강남구가 올해 상반기부터 관내 유명학원 강사의 강의를 인터넷으로 무료 생중계한다. 학원을 찾아 강남으로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고, '사교육 1번지'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혜택을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다른 지역과 함께 나누겠다는 뜻이다.

*** 4월께 주요과목 서비스

이에 따라 서울 강북지역은 물론 지방 고교생들도 컴퓨터를 통해 강남지역 유명 강사진의 강의를 받으며 공부할 수 있게 된다. 강남구는 속칭 '잘 나간다'는 최고 수준의 강사들로 '드림팀'을 구성해 인터넷 무료 강좌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대입 학원은 회원에 한해서만 일정액을 받고 입시 과목 온라인 강의를 실시 중이지만 무료 강의를 추진하기는 강남구가 처음이다.

강남구 고위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4월께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 한두 개부터 인터넷 무료 강의 서비스를 할 방침"이라며 "강남구 홈페이지(www.gangnam.go.kr)에서 회원으로 등록하면 전국 고교생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강남구는 올해 처음으로 관련 예산 9억원을 별도로 편성하고 강사 확보를 위해 물밑 접촉에 나섰다. 억대 이상 고액 연봉이 예상되는 강사료는 전액 강남구가 댄다.

강사는 일주일에 몇 차례 강남국제어학원(옛 구민회관)에서 강의하면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다. 강의를 직접 듣고 싶은 학생은 현장 수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지난 강의 내용은 홈페이지에 저장된다. 구청 측은 하반기 강의 과목을 늘릴 계획이다.

강남구는 2년 전부터 주민을 대상으로 '구성애의 몸사랑 이야기'등 인터넷 방송 4개 강좌에 이어 지난해 9월부터는 미국 스탠퍼드대 공과대와 제휴해 '전문가 과정 온라인 교육'을 실시 중이어서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행법상(평생 교육법 22조) 온라인 강좌는 원격 평생 교육시설로 분류돼 신고만 하면 서비스할 수 있어 강남구의 고교 학습 인터넷 방송은 법적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 학원들 반발…진통 예상

하지만 강남구의 인터넷 강의에 대해 학원가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학원 관계자들은 "유명 강사를 빼가 무료 강의 서비스를 할 경우 학원 수강생이 줄어들 우려가 크다"며 "업계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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