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 중 콜레스테롤 줄이면 막힌 현관 뚫린다"|미 대학서 혈관 조영술로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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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면 단순히 혈관 내에 지질이 쌓이는 현상이 정지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의 지질제거 효과까지 있어 혈관의 막힘이 개선·치료된다는 사실이 임상적으로 입증됐다.
이 같은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의학저널인 『란세트』지 93년3∼4월 호를 통해 발표될 위스콘신대 의대와 남 캘리포니아대 의대의 공동연구논문「MA-RS(동맥경화증 개선에 대한연구)」에서 밝혀졌다.
25일 호텔신라에서 MARS의 아시아 전역 순회 발표 일정 중 하나로 한국성인병 예방 협회 (회장 서정삼·고려병원 내과부장) 초청에 의해 한국을 방문할 드보어 교수(연구에 참여. 현재 네브라스카대 의대)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면서 최첨단 컴퓨터 정량 혈관 조영술(QCA)을 이용해 동맥경화증 환자를 관찰한 결과 혈관 내에 축적된 지질이 점차로 제거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임상결과는 지금까지 전세계 의료계에서 추정되어 온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 동맥경하증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이론을 임상적으로 증명하게 된 획기적인 연구라는 것.
특히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연구진에 의해 지난 88년부터 92년까지 37∼67세의 동맥경화증 환자 2백70명을 대상으로 임상연구가 실시되는 등 충분한 신뢰성을 갖고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드보어 교수는 주장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동맥경화증 환자들에게 2년간 식이요법과 약물요법을 사용하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찰한 결과 식이요법은 10∼15%, 약물요법은 15∼30%의 콜레스테롤 저하효과를 보였다는 것.
특히 MARS 연구팀은 세계처음으로 QCA를 통해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혈관 막힘의 원인인 혈액내의 지질성분과 혈관 벽의 지질덩어리들이 콜레스테롤 수치가 저하되면서 점차로 제거됐으며,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한 환자의 23%에서 동맥경화증이 완전히 치료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 임상결과에서는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백40mg/㎗ 전후이거나 혈관 협착이 50% 이상인 환자에 대해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1백80mg/㎗ 이하로 낮출 경우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며 최적의 콜레스테롤 저하 권고치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라 국내에서도 똑같이 효과를 본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콜레스테롤 저하에 따라 동맥경화증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임상결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높을수록 심혈관계질환, 특히 관상동맥성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입증됐다.
미국인에 대한 임상결과에서는 콜레스테롤 정상치인 1백80∼1백90mg/㎗에서의 사망률에 비해 2백50mg/㎗는 2배 이상, 3백mg/㎗는 4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순환기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혈 중 콜레스테롤이 2백20mg/㎗ 이상인 사람은 15.5%로 B형 간염의 유병률 8%보다 훨씬 높아 사망률 감소, 평균수명 연장 등 국민보건차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원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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