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 불황 이겨내자”/기업 과당경쟁 자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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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품 공동개발·상호구매/유화업계 비축시설 공동건설도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과당경쟁 대신 협력분위기가 업계 사이에 퍼져가고 있다.
불황업종일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업체간 협조체제는 독자개발에 따른 위험부담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동개발 및 연구·개발된 국산부품의 상호구매,물류시설에 대한 공동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대우중공업·한라중공업 등 건설중장비업체들은 엔진·액슬·유압펌프·유압모터·유압실린더·트랜스미션 등 주요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기로 하고 업체들마다 2∼3개씩의 부품을 나누어 맡아 개발한뒤 국산화된 부품은 상호구매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김영목중장비담당전무는 『주수입선인 일본의 엔화가 초강세를 보여 부품국산화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건설경기 침체로 심각한 불황에 빠져 있어 업체들마다 국산화에 따른 비용절감의 필요성 때문에 의외로 쉽게 상호부품구매와 공동개발에 합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화업계에서도 최근 대림·삼성종합화학·현대석유화학 등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합성수지 제조용 촉매를 국산화시키기로 하고 촉매연구조합을 결성,공동연구에 나섰다.
또 여천석유화학단지의 대림산업과 호남석유화학·한양화학 등은 각각 2백억원씩을 공동투자해 42만t 규모의 나프타탱크터미널(나프타비축시설)을 건설했다.
이에 따라 10만t 이상의 대형 유조선을 이용한 나프타 수송이 가능해져 기초원료인 나프타의 안정적인 공급과 함께 각각 20∼30%씩의 수송비와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협조분위기는 전자업계(차세대 G4 팩시밀리 부품 국산화 및 상호구매)와 자동차업계(에어컨 콤프레서 등 6개 부품 7개사 상호구매)·조선업계에도 확산되고 있으며 업종별 국산사용촉진 협의회를 결성해 타그룹 계열사로부터 부품을 구매하는 업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상공부도 최근 「불황일때 업계간 협조체제의 뿌리를 내리게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업종별 조합을 중심으로 협조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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