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뽀송뽀송 … 알뜰살뜰 비닐, 너 참 고맙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급히 말려야 할 옷이 있다면 세탁소 비닐 커버를 씌운 뒤 아래 쪽에서 헤어 드라이어로 바람을 넣어준다. [사진=김형수 기자]

장바구니 들고 다니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았다면 아차 하는 사이에 쌓이는 것이 비닐봉지다. 환경 문제를 생각한다면 가급적 비닐 사용을 줄이는 게 좋겠지만, 비닐이 모였다면 그냥 버리지 말고 재활용해보자. 비닐의 활용법, 알고 보면 무궁무진하다.

젖은 옷 빨리 말리고, 비 오는 날은 우산 넣고

 아이들 교복이나 체육복을 빨았는데 아침에 마르지 않아 당황할 때가 있다. 세탁소에서 씌워 온 비닐커버와 헤어드라이어만 있으면 문제가 해결된다. 옷걸이에 젖은 옷을 걸고 비닐커버를 씌운다. 아래쪽에서 드라이어로 더운 바람을 쐬며 옷을 이리저리 흔들어 주면 훨씬 빨리 마른다. 커다란 비닐봉지 속에 옷을 넣은 후 입구 반대쪽에 바람이 나갈 구멍을 뚫고 드라이어로 바람을 넣어도 된다. 비 오는 날 3단·5단 등 접는 우산을 쓰다 실내로 들어갈 때는 밀봉할 수 있는 지퍼팩이 유용하다. 젖은 우산을 대강 접어 지퍼팩에 담아 가방에 넣는 것. 바닥에 물을 뚝뚝 흘릴 일도 없고, 잊어버리고 두고 나올 염려도 없으니 좋다. 우산을 펴서 말릴 때 지퍼팩도 같이 말려 우산을 다시 넣어두면 두고두고 쓸 수 있다.

야외에선 식기 대용, 집에선 그릇 보관용

 야외에서 치킨이나 피자·김밥 등을 먹을 때는 일회용 비닐장갑이 요긴하다. 특히 손 닦을 곳이 마땅치 않거나 아이들이 노는 데 급해 손 닦기를 귀찮아할 때 좋다. 비닐장갑을 한 손에 끼고 먹으면, 따로 일회용 개인 그릇을 준비하지 않아도 들고 먹기 편해 짐이 간소해지고 일회용 쓰레기도 줄게 된다. 그릇을 오래 보관하면 사용하지 않는데도 기름때 같은 게 낀다. 그릇을 비닐 랩으로 둘둘 감으면 깨끗이 보관되고 깨질 염려도 없다. 천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조화(造花)도 때가 끼었다고 버리지 말고 비닐을 이용해 세탁해보자. 비닐봉지에 소금을 한 줌 넣은 후 조화를 넣고 잘 흔들어주면 조화에 묻은 먼지가 소금에 묻어나 새것처럼 깨끗해진다. 그런 다음 물에 헹궈 그늘에서 말리면 된다.

밀봉 기능이 있는 지퍼팩은 우산을 담아 핸드백에 갖고 다닐 때 편리하다.

얼린 물병은 보냉봉지 놔뒀다 활용을 

 휴가철 짐을 꾸릴 때 비닐을 종류별로 잘 활용하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속옷이나 자질구레한 물품은 종류별로 지퍼팩에 넣고 공기를 빼면 부피도 작아지고 찾기도 쉽다. 마늘 양념을 보관할 때도 비닐봉지가 빠질 수 없다. 깐 마늘을 분쇄기에 갈아 비닐봉지에 넣은 뒤 얇게 편다. 젓가락이나 칼로 한 번 쓸 분량을 가늠해 바둑판 모양으로 칸을 나눈 뒤 냉동시킨다. 잘라 쓰기에 편하다. 대형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살 때 포장해주는 보냉봉지도 버리지 말고 놔두자. 얼린 물이나 음료를 가지고 다닐 때 쓰면 병 주변에 생긴 물기가 밖으로 흐르지 않고 빨리 녹지 않는다.

손 씻을 데가 마땅찮은 야외에서 김밥이나 치킨을 먹을 때 비닐장갑이 유용하다.

밀가루 묻히고, 김가루 부수고

튀김이나 전을 부칠 때 밀가루를 접시에 담아 묻혀내자면 주위에 밀가루가 떨어져 번거로울 뿐더러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이럴 땐 비닐봉지에 밀가루와 전 재료를 함께 넣고 흔들어 준다. 비닐 안에 공기를 빵빵하게 넣고, 재료는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한다. 그래야 재료가 밀가루와 섞일 공간이 확보된다. 쿠키를 만들 때도 반죽을 비닐봉지에 넣은 채 밀대로 밀면 반죽이 밀대에 붙지 않아 한결 편하다. 주먹밥이나 볶음밥에 넣을 김가루를 준비할 때도 요긴하다. 바삭하게 구운 김을 접시 위에서 부수면 김가루가 주변으로 날려 난감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터. 이때 얇은 비닐봉지에 넣어 입구를 묶고 부수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황혜련 패밀리 리포터 godlovesna@hanmail.ne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