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상」원로교수 아들/한양대에 대리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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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돈주고 부탁했으나 성적나빠 불합격
전·현직 교사로 이뤄진 새로운 조직이 올 한양대 안산캠퍼스 후기입시에서 대리시험을 통해 수험생 2명중 1명을 합격시킨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10일 전 고려고교사 노양석(59)·현교사 김준황(55)씨가 1억2천만원을 받고 이모(18)·손모(19)군 등 여의도고생 2명의 대리시험을 치르게 해 이중 이군을 기계공학과에 합격시킨 사실을 적발,노씨 등 2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노씨 등에게 돈을 건네준 이군의 어머니 박화선씨(50·서울 여의도동 광장아파트)에 대해 업무방해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는 남편(54)의 고교동창인 김 교사를 통해 입시브로커인 노씨를 소개받아 지난해 11월·올 1월 등 두차례에 걸쳐 이들에게 1억2천만원을 주고 대리시험을 통해 아들을 한양대에 합격시켰다는 것이다.
손군의 부모도 노씨 등에게 돈을 준뒤 아들의 대리시험을 치르게 했으나 손군은 대리 응시자의 성적이 낮아 떨어졌다.
손군의 부모가 노씨 등에게 준 돈의 액수와 아들이 떨어진뒤 돈을 되돌려받았는지의 여부는 손씨 부부가 모두 잠적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대리시험을 치른 이군의 아버지 이성환씨(54)는 서울 아현동 백림치과원장이며 손군의 아버지 손인수씨(59)는 한국교원대 교수다.
특히 손씨는 교육학계의 중진으로 『한국교육사상사』『한국교육사상가평전』 등 교육관계 저서를 여러권 펴냈다.
경찰은 신훈식씨(33·광문고 교사) 일당을 수사하며 신씨 등이 7개 고교의 위조직인을 사용,한양대·덕성여대에서 대리시험을 치른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7개 고교학생중 한양대·덕성여대 지원자 6백47명의 입학원서와 학생카드사진을 대조,이군 등의 대리시험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조사결과 신씨 일당이 사용한 위조직인과 노씨 등이 위조한 직인은 서로 다른 종류며 대리시험을 치른 학생들도 신씨일당과 함께 구속된 학생들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노씨는 80년초까지 신씨일당의 공범으로 알려진 브로커 김광식씨(52·대리시험으로 89년 구속 전과)와 함께 고려고에서 함께 근무한 사실이 확인돼 노·신씨,브로커 김씨 등 서로 다른 부정입시조직들이 정보와 수법을 교환해가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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